• 최종편집 2024-04-08(월)
 



음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몸이 아플 때에도, 마음이 힘들 때에도, 심지어 국가 간의 분쟁이나 갈등으로 외교력과 정치력을 동원해도 해결이 힘든 상황에서도 음악은 늘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주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주는 구심점이 되어주었다. 단원들 각각의 목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선율과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은 이런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자신의 음악인생 전부를 합창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바쳐온 이병직 지휘자는 한국고유의 노랫말과 선율을 합창으로 엮어 한국을 알리고, 나아가 아리랑의 정신을 알리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를 만나 아리랑 코러스와 합창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_우호경, 홍진희 기자



수십 명의 목소리 악기가 만나
수천 명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 하나의 선율이 되는 합창의 매력


이 지휘자는 성악을 전공했다. 무대에서 관객을 바라보며 주인공이 되는 길만을 꿈꾸며 음악을 전공했지만 지휘를 하시던 은사님의 무대를 본 후로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은사님이신 윤학원 선생님과 지방순회공연을 다니던 중 지휘를 하시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팔이 탈골되어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를 악물고 참으며 한 손으로 지휘를 마치시는 선생님의 모습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단원들이 눈빛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는 모습을 보고 말로는 표현 못할 감동과 단원들과 의 일체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무대에서 공동작업으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 선보이는 단원들과 그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 주는 지휘자의 역할에 매료된 그 날 이후, 이 지휘자는 한 치의 흔들림없이 지휘자의 자리를 걸어오고 있다.
합창의 가장 큰 매력은 양보와 배려라고 말하는 이 지휘자는 저마다 다른 목소리로 최상의 선율과 화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늘 피나는 노력과 시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가 맡아온 합창단들은 모두 어느 합창단에서도 보기 힘든 방대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마추어 합창단을 지휘했던 시절 수원시 어머니합창단과 함께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중국 등 권위 있는 세계합창대회 참가와 순회연주 등을 통해 곡 해석과 지휘능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합창음악만을 고집하며 세계 합창음악 조류와 한국 합창에 대한 세계화 연구에 매진해온 이병직 지휘자는 그만의 독특한 곡 해석과 무대 구성력으로 인칸토레스 남성 합창단·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을 이끌고 세계무대에서 현제 매스컴의 극찬을 받기도 하는 등 한국 합창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우리만의 역사와 정신을 담은 노래로
소통과 공감을 넘어 감동의 세계로 이끌다


이병직 지휘자는 2014년 그의 합창단 지휘인생에 또 하나의 큰 도전을 시작하였다. 바로 유네스코에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자랑 “아리랑”의 세계보급화와 브랜드화를 위해 한국예술비평가 탁계석 회장과 함께 아리랑코러스를 창단한 것이다.
한국 최초의 가곡 작곡집과 민요 합창음악을 편곡 연주했던 월북 작곡가 ‘안기영 발굴 음악회’등을 주관할 정도로 외국 곡만을 합창곡으로 쓰는 것이 아닌 우리 음악, 우리의 노랫말을 합창으로 표현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던 이 지휘자의 그간 노력이 아리랑코러스 창단으로 발현된 것이다. 예술이 사회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언제나 함께하고 어루만져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 바로 아리랑 코러스 창단의 목적이자 지향점이다. 아리랑 코러스는 아리랑을 비롯하여, 한국의 아름다운 가곡들과 성가를 합창곡으로 재조명해 되살려내는 한편, 새로운 합창곡들을 선보여 우리의 글과 선율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창단연주회에서 선보였던 <조국이여, 박지훈 곡>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위로하며 일제강점의 아픔과 독립투쟁 정신을 되새기며 한국의 근대사를 돌아보고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2017년 2회 정기연주회에서는 <독도 환상곡, 박창민 곡>으로 독도에 관한 우리의 자부심을 표현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구나 공감하는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기 위한 곡 위주로 레퍼토리를 구성해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바로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화하여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위로를 건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리랑 코러스는 단순히 합창을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이 아닌 우리 가락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민요를 민요답게, 아리랑을 포함한 우리 민요를 가장 잘 부르는 합창단으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이병직 지휘자의 지도아래 모든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일구어 나가고 있다. 정기 연주회 외에도 예술의 전당에서 매달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에 합창 연주 기획 최초로 아리랑코러스 서울팀이 초대 선정되기도 했고 “서울 코랄 페스티벌”에 출연해 짧은 합창단 역사에도 불구, 높은 기량을 인정받았다. 또한 매년 여주 소망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연주활동도 활발히 펼쳐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전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아리랑코러스는 서울을 넘어 대구에 제 1호 지부가 탄생하였고 곧 제2호 창원지부가 2월에 탄생할 것이며 전주, 제주, 인천 뿐만 아니라 베를린,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연습실을 방문하며 관심을 보여 전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이병직 지휘자는 우리 가락과 우리 노랫말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왔던 지난 날들을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우리 노래가 합창으로 더 많이 불리고 사랑받도록 좋은 노래를 더 많이 계발하고 보급하기 위하여 바쁜 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음악만큼 고전을 사랑하는 영역도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전도 새로운 시도가 병행되어야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법. 아리랑코러스의 한국적인 합창곡에 대한 시도가 대한민국 고전음악계의 신선한 자극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하여 K-pop의 한류붐처럼, 세계 합창계에서 아리랑 코러스가 하나의 브랜드와 음악계의 거대한 흐름으로 발돋움하게 될 그날을 기대하며 한민족의 혼을 담아낸 이병직 지휘자의 음악활동을 주간인물이 언제나 응원한다.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장
•한국합창총연합회 부이사장
•한세대 대학원 지휘과 지도교수
•The voice chamber choir & Arirang Chorus 총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장로성가단 상임지휘자
•한마음코러스 상임지휘자
•서울 남현교회 할렐루야찬양대 지휘자
•최근공연 : 2018 새해인사 나눔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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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홍진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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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직 아리랑 코러스 감독 겸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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