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얼마 전 차와 시, 음악이 함께 하는 ‘차시락의 밤’이 산사 정관암에서 개최됐다. 5회째 이어지고 있는 이 행사는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과 지역 예술인을 격려하는 소중한 자리이다. 정관암의 주지 대활스님은 문화예술행사 ‘차시락의 밤’ 개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종교를 뛰어넘은 힐링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진정한 나눔과 베풂의 정신을 전하고 있는 정관암의 이야기를 주간인물이 담았다. _송재원 팀장


고즈넉한 향취가 가득한 울산시 울주군 정관암. 이곳에서 개최되는 특별한 행사가 있다. 바로 차와 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차시락의 밤’이다. 초가을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8월의 밤, 올해로 5회를 맞은 차시락의 밤은 아름다운 시 낭송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연주로 차와 시,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사했다. 정관암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제5회 울산 연주인상 시상’도 함께 개최되고 있다. 이는 주지 대활 스님의 특별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특별한 행사를 개최하게 된 배경에 관해 묻자,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었다.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어린 시절 ‘각설이’에 푹 빠졌었습니다(웃음).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서 본 각설이 공연은 음악과 서사, 해학이 있었고 다양한 예술이 종합적으로 펼쳐지며 저를 흔들어 놓았지요. 차시락 행사를 개최하던 첫 해에는 시낭송만 진행했었는데, 무언가 허전하고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 음악이 함께 하게 된 것이지요.”
종합 예술인 각설이공연이 어린 대활스님을 흔들어 놓았듯, 고즈넉한 산사에서 울려 퍼진 시와 음악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속세 번뇌에서 벗어나 평온을 주는 따뜻한 차 한잔에 마음에 큰 위안을 얻은 사람들이 많았다. “올해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차시락의 밤을 즐기기 위해 산사 정관암을 찾아주셨습니다. 차분한 어둠이 깔리는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고, 줄을 서서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행사를 개최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해마다 지역민들의 가슴을 울리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2015년부터 개최된 ‘차시락의 밤’은 울산지역의 여러 다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도를 선보일 수 있는 만남과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초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취 속에서 다양한 차를 즐기며 다양한 문화공연도 관람할 수가 있다. 울산연주인상 운영위원회가 해마다 선정하는 울산연주인상 수상자들이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며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민과 함께 문화와 예술을 나누는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차시락의 밤에 와주시는 대다수의 분들이 비불자일 겁니다. 저 또한 행사를 통해 신도분들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저 이곳에 와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잠시라도 편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와 음악과 차로 세속에 지친 불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활 스님, 그의 따뜻한 나눔은 평생 수행하는 청빈한 수도승의 삶과 맞닿아있다. “출가한 날 스님께 옷 한 벌과 발우 일벌을 받으며 ‘출가해 머리를 깎은 날부터 죽는 날까지 나는 남의 도움을 받고 살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노력에 대한 대가가 아닌, 부처님의 그늘 아래에서 얻어먹고 사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먹고, 쓰고 남은 것은 반드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부처님도 그렇게 사셨지요. 가난하게 사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울 것이 아니나, 부자로 살며 남을 돕지 않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에요. 우리는 사회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는 은은한 연꽃향처럼 평온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깊은 산사에서 세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그에게 꿈을 묻자, 대활스님는 “죽고 난 후에 누군가, ‘부처님의 말씀을 바로 전하는 이가 있었다’고 나를 기억한다면 행복할 것”이라며 작은 바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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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송재원 팀장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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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차)와 詩(시), 音樂(음악)을 통해 전하는 나눔과 베풂의 불교정신 - 대활스님 정관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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