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 JTBC ‘톡파원25시’에 이어 MBN ‘신들의 사생활(그리스 로마신화)’ 시즌2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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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가면 늘 ‘내가 좀 더 예술에 대한 조예가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든다. 작품만 보고도 느끼는 것이 있겠지만,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숨겨진 이야기 등을 알고 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도세르(docere)에서 유래한 도슨트(docent)는 일정한 교육을 받거나 전문지식을 갖추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 또는 일을 뜻한다.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큐레이터나 미술평론가에 비해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는 있겠으나 도슨트야 말로 우리와 가장 가까이서 소통하는 안내자이자 메신저인 셈. ‘그림 읽어주는 남자’ 아트스토리105의 이창용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슨트다. 1세대 도슨트로서 현재 한국에서 가장 왕성한 강연, 저술, 방송활동을 하는 인물. 전국에서 이어지는 강연 요청으로 피곤할 법도 한데 인터뷰 내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명확한 화법과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분위기를 이끈다. 역시는 역시다. _김유미 편집국장

 

 

 

“도슨트는 전시회를 해설해 주는 사람으로 관람객에게 미술품을 감상함에 앞서 전시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통해 전시 관람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미술관 관람이 조금은 지루하거나 어려울 때는 물론,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라도 작품의 표현 기법을 위주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보다 작품의 작가의 생애나 그 시대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조금의 지식이 있다면 보다 넓은 시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겠죠. 특히나 난해하게 느껴지는 현대미술로 갈수록 사전에 미술사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각각의 작품이 드러내는 의미를 짧은 감상시간 안에 포착해 해설하는 도슨트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역사학을 전공한 이창용 대표는 2004년, 로마사를 공부하던 중 ‘로마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이탈리아로 훌쩍 떠났다. 이래저래 범상치 않은 인물임은 확실하다. “가이드 일을 하는 선배를 따라 박물관에 갔는데 여행객들에게 소개하는 내용을 들으며 갸우뚱했어요. ‘어? 저게 아닌데? 내가 하면 더 재밌게 설명할 수 있는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후에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한 여행자분들을 상대로 도슨트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일하면 할수록 제 적성에 딱 맞는 거에요. 2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원에서 제대로 미술사학을 공부하면서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웃음).”

 

당시만 해도  ‘도슨트’는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 좋아하는 것만으로 일을 이어가기에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결국 학업을 마치고 해군장교로 복무하고 대기업에 취업한 이 대표. 3년 여 근무하는 동안 특유의 친화력과 창의적 성향은 조직에서 빛을 발했지만, 맘 속 깊이 감춰놓은 도슨트에 대한 열망은 계속 커져만 갔다.
“안정적인 생활 속에서도 행복하지가 않더라구요. 많은 고민 끝에 큰마음을 먹고 미술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로 떠났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하다보면 길이 열리겠지’라는 생각이었지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등 유럽의 미술관에서 현지 가이드와 도슨트로 활동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미술을 전공하고 유학 와 있던 아내를 만나기도 했으니까요(웃음).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한 후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간 쌓아온 역량을 맘껏 펼쳐보자 싶었어요.”
이창용 대표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사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연 평균 300회 강의를 이어가며 전 국민들의 문화수준 향상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과 클래식이 함께 하는 <아트콘서트> 마스터로도 활동 중인데 세계적인 화가들과 그들의 명작에 얽힌 이야기와 이어지는 곡을 선정해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풀어내는 매력적인 공연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창용 대표는 최근, 인기프로그램인 JTBC ‘톡파원25시’에 출연해 ‘미깡(미술깡패)’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지도를 더욱 높여가는 중이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의 영광보다 ‘도슨트’라는 직업을 알리고 많은 분들이 작품을 제대로 알고 즐길 수 있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방송에서도 얘기했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큰 맘 먹고 세계적인 박물관에 오셔서 그곳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고 즐기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모나리자’만을 위한 곳이 아님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 모나리자 앞에서 사진만 찍고 가시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세요. 극장에서 영화 예고편만 보고 나가버리는 셈입니다. 우리가 다가가려 하는 만큼 그림은 우리에게 찾아와 감동을 선물해 줍니다. 어렵게 생각하시지 말고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해요. 저도 계속해서 노력해가겠습니다.”

최근 이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를 발간했다.



“그동안 여러 출판사와 논의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야사 위주의 흥미만을 원하여 출판이 성사되지 못하였습니다. 오랜 기간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총 4부작으로 1편 ‘프랑스’, 2편 ‘스페인-네덜란드’, 3편 ‘이탈리아-오스트리아’, 4편 ‘한국’으로 출간될 예정.

“많은 사람들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루하다고 이야기하죠. 한두 시간 짬을 내어 한 권의 책을 읽듯이,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화가의 인생을 살펴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 그 화가의 작품이 이 전에 비해 훨씬 더 깊고 무겁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재밌는 동화책을 읽어주며 어린아이에게 책에 대한 재미를 갖게 해주는 것처럼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선물해 주는  ‘그림 읽어주는 남자’로 꾸준히 기억되고 싶습니다.”  [1140]

 

[2018~현재]
•아트스토리105 대표
•미술사 전문강사 / 아트콘서트 마스터
[2012~2018]
•루브르 박물관 현지 도슨트
•오르세 미술관 현지 도슨트

[2012]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바티칸 박물관전> 큐레이터
[2006~2008]
•바티칸 박물관 현지 도슨트
[2005]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인상파 거장전> 도슨트


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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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남자’가 전하는 감상하는 즐거움 - 이창용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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