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정여 스님 대구 동해사 주지 / 법무부 교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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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동해사는 심신의 안식을 주는 열린 도량이다.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5월, 청정한 도량에서 만난 정여 스님은 맑은 수행자의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정여 스님은 최근 교도소 수형자 교정교화에 앞장선 공로로 법무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10년 간을 한결같이 포항교도소를 찾아 수형자들의 교정교화를 위해 노력해온 정여 스님은 자비의 정신을 교정 봉사로 실천해왔다. 교정본부는 “정여 스님은 법무부 교정위원으로 수형자 교정교화와 사회복귀에 헌신하고 도움이 필요한 수용자들에게 늘 따뜻한 손길을 베풀어왔다”며 수상 배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_박미희 기자

 

강산이 변할 세월. 10년 동안 한결같이 교정봉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정여 스님은 인자한 미소로 화답했다. “부처님의 말씀을 한마디라도 전달하는 과정에서 1년에 한사람이라도 불법에 귀의할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형자들이 사회로 나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형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정여 스님도 그 시작은 있었다. “다들 처음에 제가 교도소로 봉사하러간다고 하니까, 수형자들을 만나면 무섭지 않느냐고 묻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경계를 하던 수형자들도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면 금세 마음이 누그러져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기다렸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헤어질 때 눈물을 글썽이며 ‘스님, 다음에도 꼭 오세요’하고 말하는 수형자를 어찌 외면할 수 있겠어요. 그 길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포항 교도소로 수형자들을 만나러 다녔지요. 그게 벌서 10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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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감사패 수상식 

 

다년간 취재를 통해 각 분야에 공헌해 온 많은 스님들을 만나왔지만 정여 스님의 따뜻한 마음씨는 각별하게 느껴졌다. 정여 스님은 불사로 바쁜 와중에도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만학의 열정을 꽃피우고 있다. 


“신도들이 우스갯소리로 ‘스님, 취직하실 거예요?’라고 물어요(웃음). 가족복지사, 인생지도사, 심리분석사, 심리삼당사 자격에 이어 최근에 사이버 고려대 사회복지학 전공까지... 계속 공부하는 제가 딱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나봐요(웃음). 그도 그럴 것이 수형자들은 물론 신도들까지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다 보니,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제가 공부를 해야 하더라고요. 제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학문을 토대로 보다 좋은 조언을 주고 싶어 공부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웃음).” 


살뜰하게 가꿔진 도량의 정원만 봐도 정여 스님이 얼마나 불사에 온 마음을 쏟는지 알 수 있었다. 철마다 피는 향기로운 꽃과 푸른 초목, 맑은 팔공산의 기운이 깃든 청정한 도량, 동해사는 어떤 의미에서는 특별한 사찰이다. 사찰 경내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5층 석탑이 있다. 2019년 봉안된 부처님 진신사리 5층 석탑은 귀하게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불교문화 발전의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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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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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신사리 5층 석탑

 

“많은 분들의 염원과 도움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올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그 크기가 커져서 이제는 수수 알갱이 정도로 커졌어요. 이미 이론적으로 사리가 증과되고 증식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체감하니 실로 놀랍더라고요. 이런 면에서 불교는 참으로 신비로운 종교입니다.”


묵묵히 이어온 선행, 한평생을 다한 전법과 포교. 자신의 길에 대해 정여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자비”이고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 곧 포교이고 봉사”라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끝으로 정여 스님은 불자들에게 “믿음은 믿을 때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으나, 믿지 않을 때는 이룰 수 없으며, 믿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니 믿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좋은 일이 있으시라”며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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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과를 한 부처님 진신사리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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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정신을 교정봉사로 실천해 온 삶, ‘법무부 감사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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