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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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있다.’


서울도 아닌 거제 몽돌해수욕장에 있는 작은 복합문화공간에서 마주한 미디어아트는 아름다운 울림이 있었다. 말이 아닌 영상으로 대화를 걸어오는 미디어아트를 한참 바라보고 있노로라면 가슴 한편에 울컥, 어떤 영감이 샘솟는다. 내밀하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속삭임 속에 오롯하게 나의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곳은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거제에서 차로 2~30분은 들어가야 하는 몽돌해수욕장. 거제의 대표 관광명소인 몽돌해수욕장에 있는 거제째즈하우스는 이 미디어아트로 뜨거운 핫플이 됐다. 한적한 동네는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젊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제는 물론 멀리 서울·경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왁자지껄, 소란한 핫플레이스와 달리 이곳은 그저 차분하게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롯이 나의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 무언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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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역 상업공간에서 처음으로 미디어아트를 도입한 이동운 대표는 원래 서울 태생으로 베이스를 연주하던 뮤지션이었다. 활발한 뮤지션 활동을 하던 그는 40대에 돌연, 패션사업가로 변신, 강남 맞춤 테일러샵인 막스옴므(MAXHOMME)를 런칭, 업계 Top10 브랜드로 키워냈다. 평소 자신에게 가혹하리만큼 완벽한 프로페셔널을 추구했던 이 대표는 맞춤복 시장에서 높은 고객 충성도를 지닌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주변을 놀라게했다. “패션은 전혀 생소한 분야였어요. 하지만 제 내면엔 언제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잠재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술에 대한 끼와 열정을 패션으로 승화해냈죠. 높은 퀄리티와 가치를 추구하는 클라이언트를 완벽하게 만족시키고 품질을 좌우하는 기술자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경영자로 최선을 다 해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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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옴므(MAXHOMME)는 치열한 강남 맞춤 테일러샵 시장에서 아직도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그는 경남 거제로 내려와 거제째즈하우스를 열었다. 큰 성공을 거두고 갑자기 연고도 없는 경남 거제로 내려온 그의 행보에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지만 새로운 영역에 대한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문외환이던 분야에 입문해 후발주자로 업계 Top10에 들기까지... 얼마나 저를 불태우며 긴 인고의 시간을 보냈겠어요. 이제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새로운 영역에서 지친 나의 에너지를 채우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경기도 가평의 땅을 매입해서 사람들과 음악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준비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거제 몽돌해수욕장을 찾아 이 자리를 보게 됐어요. 빼어난 절경을 품은 거제에서 형언할 수 없는 새로운 에너지를 느꼈죠. 그 길로 거제로 내려와 펜션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거제째즈하우스를 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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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언할 수 없는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준 경남 거제. 하지만 슬프게도 그가 새 땅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무렵, 조선업 경기 하락과 코로나19의 출현으로 지역 경기는 바닥을 쳤다. 


“처음엔 재즈 음악을 들으며 커피와 음료,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문을 열었어요. 제가 수집한 100년이 넘는 축음기를 전시하기도 하고 서울의 유명한 재즈 밴드를 초정해 수시로 공연도 했죠. 그러나 갑작스런 코로나19의 출현과 조선업 경기 하락으로 지역 경기가 바닥을 그리면서 그마저도 운영이 어려워졌어요. 그때 저는 ‘젊은 세대들이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어요. 그 결과, 영상과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미디어아트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서울·경기가 아닌 지역 상업공간에서 미디어아트를 전시한다는 것 자체가 참신한 도전이었죠.” 


“미디어아트는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한 무언의 대화”라는 게 이동운 대표의 설명이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오롯이 자신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고 새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영감을 얻어가는 곳. 이 때문에 멀리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 한참을 미디어아트를 관람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입장료를 받는 다른 곳들과 달리 이곳은 커피 한잔이면 색다른 문화경험을 할 수 있다. 거제에서 손꼽히는 절경인 몽돌해수욕장을 관광객들 중에서도 색다른 복합문화공간을 경험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동운 대표는 “처음 시도할 때만해도 ‘거제에서 이게 되겠느냐?’는 주변의 우려도 많지만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워 놀랍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제의 새로운 명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동운 대표가 수집한 100년 넘는 축음기 


2층 미디어아트관



LP판과 큰 축음기들로 장식된 1층 레스토랑 

커피와 음료,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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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몽돌해수욕장, 무언의 영감을 얻는 미디어아트 - 이동운 거제째즈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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