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1-30(목)
 
  • 추승우 굽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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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밥집에서 ‘대패 삼겹살’을 상품화해 히트했던 백종원 대표. 갈비뼈의 모양을 살려서 소의 꽃갈비(Rib Short Ribs) 부위를 손질한 새로운 정형 법으로 인기를 얻은 ‘우대 갈비’. 


성공한 외식경영인이 된 첫걸음으로 주변에서 흔히 먹던 메뉴에 참신한 발상을 더 해 상품 개발한 기획력을 꼽는다. 이처럼 그동안 찜으로 먹던 소꼬리를 양념구이 메뉴로 상품화해 히트한 젊은 외식경영인이 있다. 바로 ‘꽃꼬리구이’를 상품화한 굽굽의 추승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주간인물은 참신한 발상과 기획력으로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유망한 외식경영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젊음의 거리, 부산 서면. 맛집을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이 골목에 이색 메뉴를 인기를 얻은 소고기구이 전문점 있다. 바로 인터넷과 SNS에서 마치 선홍빛 꽃봉우리가 활짝 핀 모습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화제가 된 ‘꽃꼬리구이’로 더 유명해진 ‘굽굽’이 그 주인공이다. 


활기찬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한 추승우 대표는 유망한 외식경영인이다. 올해 서른일곱의 그는 14년간 외식업에 종사한 베테랑이다. 다양한 업장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21년, 소고기구이 전문점, 굽굽을 열었다. 첫 가게인 만큼 야심 차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창업 전, 주변의 걱정 섞인 우려를 들었다. “2021년 1월, 창업할 당시만 해도 코로나19로 저녁 9시면 문을 닫아야 했어요. 이렇게 영업 제한이 심하다 보니, 주변에서 ‘배달 음식도 아닌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와 먹어야 하는 고깃집이 잘 될 리가 있겠느냐’는 걱정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곧 죽어도 저는 꼭 고깃집을 열고 싶었어요. 유행을 좇는 외식 아이템보다는 제가 가장 잘하고 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인근 상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소 갈빗살을 주력 메뉴로 내놨다. 질 좋은 미국산 프라임급 소고기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맞췄고 1만 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손님들을 공략했다. 맛은 물론 활기차고 친절한 업장 분위기에 입소문이 났다. 창업 초반에는 단골손님 위주로 업장이 운영됐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유행이 심해질 때마다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때 그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참신한 신메뉴 개발에 몰두한다. 지금의 히트 메뉴가 된 꽃꼬리구이가 그때 탄생했다.


“어느 날 문득, 소고기는 모든 부위를 다 구워 먹지만 왜 꼬리는 찜으로만 먹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찾아보니 몇몇 이자카야에서 일본식 소꼬리 구이를 내놓는 곳들이 있었지만 대게 소꼬리는 찜으로 먹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소꼬리는 호불호가 강한 메뉴더라고요. 잡고 뜯어 먹어야 해서 먹기 불편할뿐더러 소는 항상 꼬리를 흔들기 때문에 운동신경이 발달해 약간 질긴 식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한번 드신 분들은 다시 찾을 정도로 매력적이죠. 그때 원산지마다 맛이 다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어떤 사료를 먹이고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어떤 건 너무 질겨 뜯어 먹기 힘들고, 어떤 건 색감이 곱고 부드럽고 다 차이가 있더라고요. 호주산, 미국산, 국내산을 모두 테스트해봤고 2mm부터 5mm까지 두께를 다르게 정형해서 맛을 봤어요. 그 결과, 최상의 맛을 내는 지금의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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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꼬리구이


직접 개발한 비법 양념 소스를 발라 구운 ‘꽃꼬리구이’는 좋은 맛과 독특한 비주얼로 손님들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그는 한결같이 소꼬리 중 질기고 맛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버리고 맛있는 부분만 정형해 손님상에 내놓고 있다. 이렇듯 선홍빛 꼬리가 활짝 핀 꽃봉우리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꽃꼬리구이는 출시한 지 얼마되지 않아 화제가 되며 인근 상권의 가게에서 앞다투어 꼬리구이를 내놓은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창업 초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주변의 우려를 들었던 그의 가게는 어떻게 됐을까. 테이블 7개의 작은 매장은 월, 최고 5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대박 가게가 됐다. 어려운 경기에도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개성 있는 업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참신한 발상과 한우물을 파는 뚝심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젊은 청년 CEO, 추승우 대표는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늘 힘이 되어준 아내(박슬기 씨)와 메뉴 개발과 가게 홍보에 함께 힘써준 친구(유종우 곱테랑 대표) 그리고 한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주는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해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트렌디한 외식 아이템을 좇기보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개성 있는 메뉴, 밝고 친절한 분위기로 사랑받는 다양한 외식명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1153]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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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위에 핀 꽃, ‘꽃꼬리구이’ 참신한 발상으로 고상한 미각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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