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8(수)
 
  • 우신 스님 혜일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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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혜일암 주지, 우신 스님이 무료급식 회향의 뜻을 담아 마련한 전시회 수익금 1,000만 원을 금정구청에 기탁했다. 이 기탁금은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에서 개최한 ‘회향(廻向) - 우신 스님의 20여 년 지역 어르신 무료급식 회향을 위한 그림전’의 수익금을 모은 것이다. 우신 스님은 2002년부터 18년 동안 부산 금정구 구서동 지하철역 공터에서 매주 화요일, 수요일마다 무료급식 봉사를 해왔다. 2020년 코로나 19로 무료급식이 중단됐지만 이후 3년이 지나 스님이 발원했던 회향 시기인 20년이 지났다. 무료급식 봉사 20주년과 칠순을 맞이하여 5년 전부터 천연 염색한 천 위에 그림을 그리는 섬유공예 작품 90여 점을 전시하고 그 수익금을 기탁했다. 주간인물은 지역사회에 따뜻한 자비 나눔을 실천한 우신 스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회향(廻向)’-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자기 자신에게 돌리다. 


20여 년 동안,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온 우신 스님은 지역사회에 꾸준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온 인물이다. 꾸준한 선행으로 여러 매스컴에 소개됐고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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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구청 성금 기탁식  

 

소박하고 청정한 도량, 혜일암에서 만난 우신 스님은 인자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후원회 없이 꾸준히 무료급식 봉사를 이어온 스님은 부모님을 봉양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대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그 애틋한 마음을 달리 갚을 길이 없었어요. 지역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생각하는 마음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했어요. 후원회가 따로 없는 이유도 부모님을 봉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죠.” 

사심 없이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생각한 스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부산 금정구 구서동 지하철역 공터에서 매주 화요일, 수요일마다 무료급식 봉사를 했다. 어려운 형편에 끼니를 걱정해하는 어르신부터 주변의 관심과 애정을 필요한 외로운 어르신들까지…. 마음을 담은 따뜻한 한 끼는 깊은 위로였다. “무료급식 봉사를 하면서 어려운 분들일수록 더 심성이 곱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식사하고 가시면서 ‘오늘도 잘 얻어먹고 갑니다’라고 인사를 해요. 그러면 저는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여기 주인이 바로 어르신들이고, 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것’이라며 신신당부를 하곤 했어요(웃음). 그런 분이 있는가 하면 ‘생일 밥 잘 먹고 간다’라며 환하게 웃어주시는 어르신들도 있었죠. 언제나 어르신들을 만나는 일은 늘 즐거웠습니다(웃음).”


어진 심성을 지닌 우신 스님은 그림을 그리는 화승으로도 남다른 재능을 타고났다. 일찍이 서예를 시작해 다수의 대회에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탁월했던 스님은 5년 전부터 짬짬이 시간을 내 섬유공예를 시작했다. 작품 판매 수익을 전액, 관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탁하겠다라는 취지로 스님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한 취지만큼이나 뛰어난 작품으로 감동을 줬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색채, 평온한 자연을 담아낸 풍경화로 새로운 심미안을 열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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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달라이라마와 함께

 

“자연 풍경을 좋아해요. 천연 염색으로 천을 염색해 그 위에 그림을 그렸기에 색채가 아름답죠. 자연에서 나온 색은 인위적으로 만든 색채와 달라요. 여러 색 중에 특히 푸른 쪽빛을 가장 좋아합니다. 염색한 천을 보면 순간, ‘어떤 그림을 그려야겠다!’라는 영감이 떠올라요. 주로 연꽃, 매화, 해바라기, 나무 등 자연을 많이 그리고요. 설악산 봉정암 탑, 지리산 법계사삼층석탑 등 석탑도 그려요.” 쪽물과 감물을 드린 천에 그린 ‘설악산 봉정암 탑’은 신비롭다. 흰 눈이 내리는 날, 고요한 사위에 우뚝 솟아있는 석탑을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하다. 사실감이 뛰어날뿐더러 자연에서 얻은 천연 염색으로 선명한 색감이 아름답다. 


보고만 있어도 평온함이 깃드는 그림은 스님을 닮았다. 풍진세상, 각박한 현실에 상처받은 불자들을 포용하는 스님은 열려있는 사람이다. 

“불자들에게 항상 ‘복(福)’ 지으라’라는 말을 해요. ‘복 지으라’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죠? 아니에요. 주변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먼저 돕는 것, 눈 마주친 사람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복 짓는 일입니다. 왜 옛말에 ‘콩 한 쪽이라도 나눠 먹으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처럼 복 짓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작으나마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복 짓는 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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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을 수상한 묵죽

 

한평생, 복 짓는 일을 해온 스님은 생일을 기념하는 방법도 남다르다. 환갑에는 인도를 찾아 직접 김밥 1,000줄을 만들어 무료 공양 봉사를 하는 등 꾸준한 봉사를 실천해왔다. 올해 칠순을 맞이한 스님은 “2002년 무료급식을 시작할 때 스스로와 약속한 20주년을 맞이해 전시회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라며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따뜻한 나눔으로 어두운 사회에 밝은 빛이 되어준 우신 스님과의 행복한 동행이었다. [1154]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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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무료급식 봉사로 쌓은 공덕, 지역사회에 돌린 아름다운 회향(廻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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