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기업,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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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內在)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뿌리산업,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의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을 의미한다. 

“뿌리산업은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기반성과 연계성이 높은 산업으로 뿌리기술을 공정으로 활용하여 제작된 부품·소재의 품질 및 생산성 등 최종 제품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등의 성공에는 주조, 금형, 열처리 등 뿌리산업의 뒷받침이  있었던 것이죠.”


삼성금속(주)은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동합금 사형주조·원심주조 전문 업체다. 국내외 대기업 1차 벤더로서 기업에서 꼭 필요한 동합금 산업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며 뿌리산업 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2020년 뿌리기술전문기업 지정, 2022년 김해시 강소기업 선정, 2022년 뿌리기술경기대회 주조단체 금상 수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장 수여), 2020년 소재부품전문기업 지정 등의 성과를 이루며 동합금 주물 분야에서 손꼽히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납품처만 100여 곳에 이른다. 


29년 간, 오직 주조 한 길만을 걸어오며 한국 주조산업분야에 한 획을 그어온 삼성금속(주)의 정원호 회장을 만났다. 김해시주촌면기업체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중소기업의 현실과 입장에 대해서도 소신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_김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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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주촌면에 위치한 삼성금속(주) 전경

 

1995년 설립한 동합금 주조 전문 생산기업,  

사형주조 기반 국내 최대 생산설비 갖춰

 


선박 부품 및 산업기계용 동합금 주물 전문 제조기업인 삼성금속(주)은 사형주조를 기반으로 한 동합금 생산에서 국내 최대 생산설비를 보유한 기업이다. 주 생산품은 선박에 사용되는 프로펠러 캡, 프로펠러 샤프트 슬리브, 펌프 케이싱, 임펠러. 그리고 산업기계에 소요되는 베어링 일종인 부싱, 라이너 등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원심주조 기술을 비롯해 국내 동합금 주물 분야에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조는 액체 상태인 재료를 주형(鑄型)이라는 형틀에 부어 굳혀서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 주조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이 주물이다. 뿌리산업에서 말하는 주조 공정은 주로 금속을 녹인 쇳물을 주형 속에 부은 뒤 응고시켜 원하는 형상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아요.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지요. 흔히 자식같은 회사라고들 이야기 하는데 정말 그 마음 그대로 삼성금속(주)을 키워왔습니다. 성공한 선택은 회사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침체로 이어지기 마련이라 늘 머리를 싸매고 매순간 사활을 걸면서 일해왔습니다(웃음).”


경기도가 고향인 정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CEO다. 부산에서 제조업을 하던 형과 함께 일하던 중 1995년 삼성금속(주)을 창업하고 오로지 한 길만을 보며 정도경영을 해왔다. “술, 담배도 못하고 특별한 취미도 없다보니 늘 회사만을 생각하고 살았다”며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 본 적없지요?”라며 웃어보인다. 변화의 속도가 숨가쁘게 느껴지는 요즘, 성실히 한 길만을 걷는 삶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참 어려운 세상에서 정원호 회장의 올곧은 지난 세월은 정말로 값지게 느껴진다.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던, 기업가의 고뇌로 가득찬 길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조선업 불황・코로나19・원자재 가격 파동 등

위기 이겨내고 혁신・창조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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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길이 원심주조 생산 성공

 

“플랜트가 좋지 않을 때는 자동차에 주력하고 자동차가 좋지 않을 때는 조선업에 주력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나름 위기 대처를 잘 해왔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크게 휘청거릴 거라곤 생각을 못했었지요.”


2014~15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유가 급락으로 조선·해양플랜트 시장에 불황이 닥치면서 삼성금속(주)도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발주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매출이 반토막 난 것.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나서는 주요 제조업 경기 개선 및 일부 광산의 공급차질로 원자재(구리) 가격이 반 이상 오르며 파동을 겪은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 수출 물량까지 전쟁으로 인해 차질을 겪으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식과 같은 회사가 죽어가고 있으니 어땠겠습니까. 살려보려고 얼굴이 새까매지고 입술은 다 터진채로 사방팔방 뛰어다녔죠. 감사하게도 그동안 삼성금속(주)과 오랜기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거래처들의 도움과 직원들의 지지로 조금씩 적자를 줄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어려울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 움츠러들기 보단 미래를 준비하며 연구・개발에 투자했습니다. 해외 수출 비중도 오히려 늘여나갔지요.”


산업핵심기술 개발을 연이어 성공해낸 삼성금속(주)는 각종 특허를 등록하며 위기를 돌파해나갔다. 금속 소재업체지만 적극적인 수출 활동으로 2016년 첫 직수출 달성 후 매년 높은 수출 성장률까지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쓴 결과 2019년 경남무역의 날 수출유공자로 경상남도지사 표창을 받았고 2020년 수출유망 중소기업 지정, 2020~2021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3개 품목)을 통해 안정을 되찾아 나가며 오히려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회사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그 무게를 어떻게 말로 다 하겠습니까? 힘든 시기도 분명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다는 겁니다. 정택빈 대표이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저와 정 대표이사, 든든한 임직원들 모두 한 마음으로 잘 버텨내주었지요. 더 힘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달려나가고자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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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캡(하이핀)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산다

 

 

최근 뿌리산업 현장의 노동인력 고령화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청년들이 제조업을 기피하고 숙련기술자들의 이직 심화로 고급 기술자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노동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기술의 사장화, 기술인력 수급 불균형 등의 문제점을 대처하기 위해 기존 청·장년층 노동인력에 대해 기술 노하우를 가진 기존의 인력들을 중심으로 현장 교육 및 기술 이전을 실시함으로써 기존 인력 시장의 선순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급작스러운 기업 규제가 제조업, 중소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중대재해법만을 보더라도 대기업의 경우에는 안전 예산을 투자한다든지 시스템 구축이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중소기업은 가뜩이나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안전관리자를 별도로 두고 투자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중소기업 사장이 수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면 결국 경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겠지요. 폐업까지 이어진다면, 곧 근로자까지 피해를 보는 것뿐 아니라 산업경제 기반이 흔들리게 됩니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뿌리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지금 잘 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합니다.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지금 투자를 하지 않으면 회사가 퇴보하는 것을 알지만 투자의욕을 못느끼고 있는 상황이에요.”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제조업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정 회장은 “최근 뿌리산업이 성장동력 산업의 기반으로 재평가되고 있긴 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저희도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으로 산업안전, 재해방지를 위한 노력과 고용안정을 위해 애쓰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정부 정책을 통한 지원이 없이는 역부족입니다. 거기다  계속된 규제로 인해 발생되는 생산비 증가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에도 밀려 더욱 힘겨운 상황이지요. 글로벌 강국들의 공통점은 바로 제조업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탄탄한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세계 경기 흐름의 변화 속에서도 국가의 경제를 지키고 리드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조업, 뿌리산업에 몸담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

 

 

정택빈 대표이사, 3월 ‘자랑스러운 김해CEO’ 수상 

성공적 가업승계 통해 장수기업을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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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자랑스러운 김해CEO에 선정된 삼성금속(주) 정택빈 대표이사

 

장수기업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가업화(家業化)다.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 기업을 유지해야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며 혁신을 꿈꾼다. 사업이 가문의 일이 될 때, 2세 경영인은 어떤 기업보다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기업이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수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승계 과정은 만만치 않다. 선배 기업인인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부의 대물림’이라는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넘어야 한다. 후계자 검증과 조직의 리더십 확보는 온전히 2세 경영인,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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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빈 삼성금속(주) 대표이사

 

고등학교(개금고) 학생 회장 출신으로 타고난 친화력에 반듯함을 갖춘 정택빈 대표이사는 한 마디로 ‘노력파’다. 장교 생활을 통해 리더십과 조직관리를 배운 그는 무역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8년 간 회계·세무 등을 담당하며 해외 근무까지 경험한 멀티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뼛속 깊이 경영인의 피가 흐르는 듯 보이지만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2015년, 경영 위기에 봉착했을 때부터 9년 간, 회사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겪으며 내공을 쌓아온 정 대표이사는 지난 3월 4일, ‘자랑스러운 김해CEO’에 선정되며 삼성금속(주)이 1대 정원호 회장에 이어 성공적인 가업승계가 이뤄졌음을 당당히 선포했다. 김해시는 매월 초 우수한 기술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공헌한 기업 대표에게 자랑스러운 CEO상을 수여하고 있다.


아버지 정원호 회장이 이뤄놓은 전통방식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유연함을 갖춘 그는 항상 손에서 노트를 놓지 않는다. 특유의 소탈한 모습에 권위의식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관리부장 같은 마음으로 현장 이곳저곳을 챙기려고 한다”며 “계속해서 공부하고 배우고 있는 중”이라는 겸손의 말을 전했다. 


삼성금속(주)은 작년, 국내 최대 크기인 3,000mm 이상의 원심주조 생산 및 3,400mm 원심주조 금형 개발에 성공하며 대형 기물 제작이 어려운 동합금 주조산업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했다. “지난 세월,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싸워왔습니다. 앞으로도 정치, 경제, 외교, 사회적 상황변화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중단기적인 리스크를 관리해나가고자 합니다.”


안정적 승계로 기업 수명을 늘린 장수기업은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향후 삼성금속(주)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고용 창출,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순기능을 수행할 것이 기대되는 이유다. 

굳건한 창업주 정원호 회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준비된 CEO 정택빈 대표이사의 시너지로 뿌리산업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고 있는 삼성금속(주)이 미래시장을 선도해나가길 응원한다. [1159]



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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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생산능력 갖춘 동합금 사형주조·원심주조 전문 업체 - 정원호 삼성금속(주) 회장 / 김해시주촌면기업체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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