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이북 피난민들의 안식처이자 민주화 시대 해방의 공간
62년 역사를 품은 ‘부산중부교회’, 지역과 소통하다




부산시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길에 위치한 ‘부산중부교회’는 6·25 전쟁 이후 지친 피난민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안식처로 자리했을 뿐 아니라 민주화 시대의 해방 공간의 역할을 자처하며 부마항쟁의 근원지로 자리하는 등, 설립 이후 시대의 요청에 꾸준히 응답해왔다. 최근 다양한 지역나눔 행사로 지역복지 증진에 기여하며 교회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고 있는 중부교회. 이번 주 주간인물에서 김광호 담임목사를 만나 중부교회가 품은 62년의 역사와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조명해보았다. _김미동 기자




“지역과 교제하고 소통하며 부름에 응답하는 교회로 자리하겠습니다”


6·25 전쟁 후 함경북도 성진에서 피난 내려온 240여 명의 성도들은 신앙에 대한 열정으로 1957년 3월 10일 용두산 인근에 중부교회를 설립했다. 1959년 교회 건물을 건립한 이후, 현재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부교회의 김광호 목사는 “지친 피난민들의 안식처라는 독특한 출발점을 시작으로 지역과 동참하며 시대의 부름에 응답해왔다”고 역사를 되새겼다.

“당시 전쟁 이후 곤고함에 지친 이북 피난민들이 주말이면 교회에 모여 함께 교제하고, 고향 소식을 나누었어요. 그들에겐 교회가 신앙생활을 위한 공간이자, 편안한 안식처로 자리했던 셈이지요.”


1970~80년대 부산중부교회의 주요 사역은 ‘민주화’ 관련 활동이었다. 계속되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교인들이 연이어 불이익을 당하거나 연행되는 어둠 속에서 중부교회는 아픔과 외로움을 나누고 치유하는 해방 공간이자, 예언자의 역할을 해왔다고. 이것이 부마 민주 항쟁의 불씨가 되어 ‘명동성당’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부마민주항쟁에 이어 5.18 광주민주항쟁을 거치는 어려움 속에서도 중부교회는 교회 내실을 다져나가며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고 꾸준히 기도를 올렸습니다. 사회의 요구와 목소리에 동참하고 시대의 요청과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지요. 중부교회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성실히 부름에 응답하며 역할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84년 교회 대외 선교 사업으로 ‘한울장애인자활센터’를 교회 내에 개소하여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중부교회는 십 년여에 걸친 장기 교육 과정이 사회적 여건 변화로 인해 현재는 단기 과정으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자활 센터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호 목사 또한 현재 한울장애인 자활센터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교회 내 장애인 인식과 사고 구조 개선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펼쳐왔다는데.


“모든 교회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고 관계지향적인 온전한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할 때에, 교회는 모두를 위한 치유 공동체의 역할을 해낼 수 있지요.”
또한 중부교회는 90년부터 장애인 어린이집을 개원하여 유아 교육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귀한 교육의 장을 열어왔으며, 2000년부터 각 지자체와 사회단체들이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부름에 응답하며 62년의 뜻깊은 역사를 품어온 중부교회의 앞으로가 궁금했다.
“보수동이라는 여건 속에 자리 잡은 지 벌써 62년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보수동도 변하기 시작했지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회가 섬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역과 교제하고 소통하며, 함께 호흡하는 상호의존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웃돕기 성금 기탁, 저소득 자녀 장학금 지원, 따뜻한 사랑의 보수동 나누기 지원 등 다양한 지역나눔 행사를 펼쳐온 중부교회는 최근 교회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무료 미용, 장수사진 촬영과 액자 제공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지역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작은 부분이라도 성도들과 함께 참여하고, 지역과 함께 숨 쉬는 교회로서 주민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김광호 목사는 실제로 지역복지협의체 일원으로 동참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있다.


“빛나는 역사의 중부교회의 목회자로서
지역사회와 나아가고파”



“목회자인 아버지와 형님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김광호 목사는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와 한신대학교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부산중부교회에 부임했다. 6년간의 임기를 마친 뒤 성도들의 신의 속에서 지난해 재신임 되어 62년 역사를 지닌 중부교회의 새로운 도약기를 마련했다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늘 고민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지요. 빛나는 역사의 중부교회의 목회자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고자 합니다.”



교회 부흥에 있어 김광호 목사는 “이제는 새로운 방향의 목회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목회자가 먼저 나서서 새로운 목회적 방향을 찾아 호흡을 맞추는 것이 교회 부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사의 역할은 성서의 길을 알려주는 것, 그 길을 찾아가는 분들은 다름 아닌 성도님들 자신입니다.” 참된 목회자로서의 방향을 전하는 김광호 목사. 복음을 향한 열정과 사명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그와 부산중부교회의 미래를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1074]

주간인물(weeklypeople)-김미동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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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요청에 동참하고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 - 김광호 부산중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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