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재개발조합과 조합의 사업부지 내 종교단체와의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종교단체를 사업부지에서 쫓아내어 사업성을 높이려 하고, 종교단체는 수십 년 계속 종교 활동을 해 온 기존의 종교 부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종교 활동을 계속하려는 것이 다툼의 이유이다. 주간인물이 만난 석원사의 법오스님은 자신이 20년간 지켜온 절을 건설사와 조합원 측에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실제 조합원 주민들 75%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재건축·재개발 할 수 있다는 법이 있는데, 비록 주민의 2/3가 동의했으나 1/3에 해당하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 즉 약자의 입장은 묵살된 채 하루아침에 명도 소송의 피고소인의 신분이 되어야 하는 악법에 서민의 사회적 약자로서 깊은 절망과 좌절감에 빠져있는 법오스님. 그는 하루아침에 비조합원으로 분류되고 비조합원은 현금처리 대상자로 진행되는 상황에 놓여 조합이 법원에 감정평가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무단침입을 강행한 것과 고시를 붙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절차라 말한다. 그를 만나 석원사의 현재의 상황과 재개발·재건축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_우호경 차장



땀으로 일군 사찰,
재산권 박탈과 희생양이 되게 만든 현실


평범한 비구니로서 살아온 법오스님은 평소 상상도 할 수 없는 청천벽력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소승이 거주하고 있는 대전시 서구 용문동 지역이 재개발 사업지역으로 편입이 되어 75%의 주민동의를 얻은 조합 측으로부터 모든 재산권을 일방적으로 행사를 할 수 없는 가처분 신청을 당한 채 현금처리 대상자로 지정되어 내 재산권을 박탈당하여 20년간 일구어 온 내 땀과 사찰, 신도들과 함께 무지막지하게 힘없이 쫓겨나가야 하는 황당무게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라며 운을 띄었다. 하루아침에 난데없이 재개발 사업의 명분으로 피땀을 흘리며 씨를 뿌려 온 사찰을 종교 부지로 등록이 안 되어 있다는 이유 하나로 민간인 집으로 규정하며 턱도 없는 몇 푼의 보상금액으로 쫓아내고 수 천억원의 이득을 취하려는 조합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은 서민의 재산을 몰수하여 재벌이 되어가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적폐세력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절차상의 하자만의 문제가 아닌 이 상황에서 석원사에서는 보상기준 역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조합원 측이 석원사에 대해 보상 평가를 하는데 땅의 시가를 현재의 시가 기준으로 보상을 정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이 설립했던 5~6년 전의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가는 과거의 것을 기준으로 하고 석원사 건물에 대해서는 현재의 건축비를 기준으로 18년간 사용한 감가상각으로 빼겠다는 것이 조합원 측 의견이다. 또한 조합원 측에서 석원사를 사찰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인데, 석원사는 한국 불교 조계종에 등록된 사찰이며 법오스님은 정식 승려승이기에 사찰로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논리라는 것이다. 18년동안 스님을 보고 축원문을 쓰고 연등을 달고,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신도가 1000여명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남의 재산을 빼앗아 사업을 하여 수천억의 돈을 챙기려는 조합과 시공사인 포스코와 계룡건설의 야합이라며 서민들의 재산과 18년 세월의 피땀을 가로채고 법을 악용하여 서민의 꿈을 짓밟는 잔인한 제도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처님과 용들의 선몽으로 세우고,
신도들이 마음과 평안을 얻는 절


석원사는 약 20년 전 법오스님의 현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법오스님은 20년 전 꿈을 꾸었는데, 지금의 사찰 자리에서 수많은 용들이 사찰을 휘감고 돌면서 사찰이 점점 커지는 ‘대가람(가치가 높거나 규모가 큰 절)으로 변하는 현몽을 꾸고 난 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절을 짓고 18년 세월을 불사에 몸을 바쳤다. 부처님과 용들의 선몽으로 세우게 된 절을 18년 동안 지킨 법오스님. 그는 무엇보다 석원사를 찾아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얻는 신도가 전국 각지 1000여명에 달하기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고 떠나라는 말에 허무함을 느끼고 많은 신도들을 걱정하고 있다.

법오스님은 “우리나라 법이 참 터무니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 27일 종교 의식차 미얀마에 가있는 저에게 전화 한통이 왔는데, 재개발 조합 추진위원회 측의 위원장과 법원관계자들이 석원사의 문을 강제로 열고 법당까지 무단침입을 해서 재개발 관련 고시를 붙여놓고 갔다는 이야기를 신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집 주인이 해외에 나가서 3일 후에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고도 아무런 사전 통보나 절차없이 무단침입을 하여 법당을 개인의 창고까지 열쇠를 따고 들어가 고시물을 부착하는 이런 행위들은 재 통보와 재방문 등 절차를 무시한 행위들로써 대한민국이라는 인권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행위들이 버젓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비통함을 느낍니다.” 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몸과 마음을 치유 받았던 절,
삼천 배를 통해 스님이 되라는 제안을 받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 허약한 체질이었던 법오스님은 온갖 잔병에 시달려 어른들의 큰 걱정 속에 성장했다. 그러던 중 어렸을 때부터 평소 불심이 깊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절에 자연스레 따라 다니게 되었는데 참으로 놀랍게도 절에만 가면 마음이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아픈 곳도 사라지는 체험을 여러 번 했다며 지난 날의 귀한 경험을 회상했다. 성인이 되어가는 무렵에는 한 사찰의 세 군데 암자에서 일천 배 절을 연속으로 하여 삼 천 배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신 큰 스님께서 ‘너는 스님이 되어도 되겠다.’ 라며 스님이 될 것을 권유했다.
법오스님은 쉽지 않은 제안 임에도 아무런 마음의 동요도 들지 않은 채 너무나 당연하고 기쁨마음으로 출가를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출가 사문의 길을 걷고 있다. 더불어 부처님의 놀라운 가피로 몸도 마음도 건강을 되찾았고 부처님을 모시며 중생 제도의 삶을 살아가는 지금 감사함으로 비구니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는 한마디 말도 못한 채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작금의 도시개발법에 극심한 절망과 좌절감을 느끼며 비록 연약한 비구니의 몸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사찰이 소속된 한국불교, 조계종 등 종단의 수많은 도반 승려들, 자연보호 중앙회 전국의 가족들, 함께 20년간 사찰을 가꿔온 1000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사찰을 수호하기 위한 결사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소녀 같은 연약한 비구니스님에게 재개발 사업이라는 미명의 이름으로 닥쳐온 어두운 먹장 구름 앞에 비극적인 용산참사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고야 말 것인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상황에서 주간인물은 하루 속히 석원사가 20년 동안 신도들과 함께해온 그 곳에서 본연의 역할과 자리로 돌아가 세상을 위해 부처님께 기도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며 법오스님의 석원사 신도들을 묵묵히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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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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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오스님 석원사 주지 · 자연보호중앙회 대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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