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유골이 해방된 지 70여 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일본과 동남아시아 각국, 그리고 태평양제도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국민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했던 시절,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인적, 물적, 강제 동원, 자금 통제 속에서 국내외로 군인 동원, 노무동원, 군무원, 성노예, 학도병으로 희생되었던 수많은 한국인들.
빼앗긴 들에는 봄이 오고 광복 100주년을 맞이했지만, 희생자들의 유골은 그리운 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004년부터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한인 유골 발굴과 고국 봉환의 일에 뛰어든 (사)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 지난 십 수 년 동안 수백 차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곳곳을 탐방하며, 일본의 국가 총동원령에 의해 해외로 강제 동원된 조선(한인)인 희생자 유골을 수습해 국내로 봉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민간단체인 이곳의 수장인 안부수 회장을 만났다. 유해 발굴과 국내 봉환, 대북 사업에 담긴 철학과 신념을 담아보았다. _조혜경 기자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적 공존과 미래’
강제동원 한인희생자 유골 고국 봉환의
역사적 중심이 되다



아시아・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한인희생자 유골의 고국 봉환은 안 회장에 있어서는 운명과 같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안 회장은 돌이 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일제 강점기에 면서기에게 속아 후쿠시마 탄광으로 끌려가 노무자로 일했던 그의 아버지는 세 번의 탈출 시도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숨을 거두기 직전 “강제 동원된 한국인의 유골을 찾아서 그들을 고향에 묻어드려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아태협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진상과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지금까지 3차례 걸쳐 총 177위의 노무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을 국내 봉환, 안치해오고 있다. 또한 현재 일본 야마구찌현 우베시 장생탄광 유골 수습 및 봉환 위폐 봉환식을 준비 중에 있다. 
안 회장은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기관의 부활이며, 남북이 공조할 수 있는 조사 시스템과 공동작업 체계 마련을 통해 남북한이 민간 차원의 책임 있는 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골을 모셔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골을 발굴 수습해 한일 정부에 통보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 희망의 나무 심고 어린이 식량원조에 앞장서
북한.일본 교류의 중심이 되어
대북사업에 가교 역할을 하다




아태협은 지난 3월 8일, 통일부의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었다. 협회는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 15억을 기탁 받아 어린이 간식용 밀가루와 산림환경 개선을 위한 묘목을 북한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내의류를 기탁 받아 지원할 계획이다. 기탁 기관인 경기도 관계자들과 함께 중국 현지를 방문해 지원물품 검수를 마친 상황, 밀가루와 묘목은 5월 중에 중국 단둥을 거쳐 신의주로 반입될 예정이다.

“식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북한에서 산림의 황폐화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림녹화 사업을 중요한 사업 과제로 여기고 있어요. 이 사업을 통하여 어린이 식량난 해결과 산림 황폐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이 마무리되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과 여타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태협은 앞으로 올해 남북 교류협력 사업비로 모두 108억 6천여만 원을 확정하고 북한 옥류관 유치, 농림복합 양묘사업, 접경지역 방역사업 등 7개 분야 31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 간 평화와 공동번영의 염원을 담은 ‘파주-개성 간 국제평화마라톤대회’와 ‘대형 콘서트’를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여파로 지연된 상황, 하지만 아태평화교류협회는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반도에 일어난 평화의 공존과 공영의 큰 물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개최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는 2018년 11월 16일, 경기도 고양 엠블 호텔에서 북한, 일본, 중국 등 9개국 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경기도와 공동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명수, 홍익표, 심상정 국회의원,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특히 중국 거주 독립운동가 후손 20여 명이 함께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1차 대회 참가자들은 “대일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발굴, 유골 봉환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해당 나라와 지역, 관련단체들이 참여하는 공동재단 설립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 등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태평화교류협회는 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필리핀에서 2차 국제대회를 열기로 방침을 정하고 남북 관계기관과 일정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북한은 제2차 국제대회에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협회에 전달했다. 안 회장은 “과거를 두고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말할 수 없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곳곳에 방치돼 있는 억울한 희생자들을 고국으로 봉환하는 일에 남북이 따로 있을 수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또한 “2015년 해산된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위원회가 부활해 피해자 조사 및 봉환 사업이 확대되고, 화해와 협력의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온몸으로 바친 작지만 강한 영혼의 외침’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의 생생한 기록이
이야기가 되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에 얽힌 생생한 이야기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가 책으로 출간 되었다. 이 책은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이 2004년부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 사업에 착수하여 2009년, 2010년,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177위의 유골을 일본에서 고국으로 봉환해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강제동원된 한인은 총 800만 명(국내 650만, 국외 150만)에 이르며 이중 성(性)동원(위안부)은 약 20만 명으로 학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이런 희생자 유골봉환을 민간단체가 정부의 지원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자료 수집에서부터 유골 발굴과 수습을 거처 봉환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 뿐만 아니라 국내외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정부기관의 협조가 없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안 회장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온전히 자력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책은 강제동원의 뼈아픈 과거사를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일깨워 주고 있으며, 강제동원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은 우리 국가의 중대한 숙원임을 알려주고 있다. 



“2004년 일제 36년에 관한 진상규명 위원회가 발촉되고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아태평화교류헙회가 함께 발을 맞추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도에 위원회가 폐지되면서 유골 찾기나 봉환을 하는데 많은 애로점이 있는 실정입니다. 일제 강제동원 진상규명 위원회는 반드시 부활되어야 합니다.

또한 진상규명에 있어서 한국의 국제적인 힘을 키워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강제동원 희생자에 대한 피해 진상조사를 철저히 파악해야 일본에 제대로 주장하고 확실한 사과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의 봉환을 어떻게 모시고 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이룰 수가 없다”는 안부수 회장. “(사)아태평화교류협회는 자신의 인생이자 생명”이라며 “죽을 때 가지 나와 함께할 미래이고 숙제”라고 말하는 그의 경건함에 숙연해진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분단의 아픔과 민족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또한 유골 봉환과 대북사업, 국제행사를 통한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굳은 의지를 밝히는 안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큰 기대와 응원을 보낸다. 

 


profile

•(사)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현)
•(사)태평양전쟁희생자추모협회 회장 (현)
•(사)한국태평양전쟁 한인유족 총연합회 총재 (현)
•(사)일·한 태평양전쟁 전몰자 협의회 회장 (현)
•(재)아태평화교류재단 이사장 (현)
•아태평화정책연구원 이사장 (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감사패 (북한)
•일본 진언종, 일연종, 장수원, 청년협력단 감사패
•故 김수한 추기경 감사패
•일본 후쿠시마의회  감사패
•2015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수상
•2016 글로벌 자랑스런 인물 대상 수상
•2017 올해의 신한국인 선정, 대상 수상
•2018 대한민국을 빛낸 혁신인물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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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조혜경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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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 초혼가 - 안부수 (사)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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