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전라북도에 최초 여성 소방서장이 등장했다. 1985년 최초의 여성 소방관 임용으로 화제를 모으며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재난 사회학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침과대단(枕戈待旦)의 정신으로 항상 대비태세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전미희 소방서장을 만나기 위해전북 익산으로 향했다. _박정호 기자


Q.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익산소방서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전북 익산은 규모가 꽤 큽니다. 30만 정도의 인구의 작지 않은 도시입니다. 많은 움직임이 있고 산업의 현장이 가득합니다. 30만 익산 시민들이 불안감 없이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런 자리지만,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소방 공무원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시청에 근무하시는 공무원이셨습니다. 예전 80년대에는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직업들이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공무원을 해야겠다 생각하며 자랐죠. 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첫 시험이 소방공무원 시험이었습니다. 바로 지원을 했고 85년도에 임용이 되었죠. 당시 80년도의 사회는 산업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이 소방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할 때 임용되어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이 자리까지 온 듯 합니다.

Q.  사람 전미희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너무 모자라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하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웃음).

Q.  소방공무원으로서 지금까지를 돌아본다면.

2019년 국가직으로 전환되고 인식도 좋아지면서 소방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소방관 생활을 해 온데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내부적으로 직원에 대한 편의나 복지에 대해서 많은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장비, 인원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심신안정실 등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복지 분야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직업 특성상 재난 현장 활동이 대부분인 소방공무원들이 보건안전은 물론 육체적·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사기 진작을 통해 소방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Q.  소방의 현안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사회의 확장성이 너무 급격합니다. 사회의 확장성에 따라서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안전 확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재난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현대 재난은 과거의 재난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1회성 재난이 발생하면 국지적으로 끝나는 상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시골 주택에서 화재가 일어난다면 단독주택이 재산손실을 입거나 개인의 피해가 전부였단 뜻이죠. 하지만 공동화가 된 사회에서는 아파트 한 집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연기가 복도를 통해 공유되고 화재가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갈수록 일상성이고 규모가 커지고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는 자연재해가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자연재해, 인재, 산업재해, 사회적인 재난을 가지는 연속선상의 재난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방식으로 재난에 대항한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커집니다. 총력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재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습니다. 나이, 소득, 성별에 따라서 취약계층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잘사는 사람의 주택에서 불날 확률보다는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가 더 높습니다. 부자들은 대응이나 복구가 빠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 집이 유일한 안식처이실 텐데 안타까움이 크죠. 재난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만 재난 복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습니다.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소방정책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안전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소방서장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가장 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Q.  전라북도의 코로나 대비 상황은 어떤가요.

코로나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북소방서 또한 마찬가집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조치를 완벽하게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 해외입국자들을 미리 만나서 리무진에 태워서 전주로 모시고 갑니다. 한곳에 집합해서 남원 인재개발원으로 다시 보냅니다. 전 인원의 검체를 확인하고 시, 군내 보건소에서 데려가게 하는 완벽차단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해외입국자가 들어와서 생긴 감염사례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고생해주는 우리 구급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Q.  감사한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결과물이 좋게 나타나는 것은 시민들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50%도 성공할 수 없어요. 건전한 생활풍토가 있고 익산 시민들이 깨어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로 감사한 것은 익산시민분들이지요. K방역이 그냥 K방역이 아닙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들과 소방과의 소통이 원활해서 이루어진 결과라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또 익산에 의용소방대가 있습니다. 그분들이 시내 도시 곳곳에 방역활동을 하고 계세요. 마스크 부족사태가 발생 했을 때 마스크 공장에 가서 공장이 24시간 가동될 수 있도록 일을 거들어 주시기 했습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봉사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으신 말씀.

‘통(通)하지 않으면 통(痛)한다’라는 말을 자주해요. 소통할 통(通)에 아플 통(痛)입니다. 소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인데요. 일단은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을 하고자 할 때 이해하고 따라와줘야 합니다. 소통을 기본으로 한 신뢰가 다져진다면 저의 정책은 충분히 이뤄질거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의용소방대 770분과 대화도 자주 나눕니다. 지역을 찾아가서 지역 주민과의 대화도 자주 하려고 하지요. 사실 안전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소화기만으로도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으면 조기 진화가 가능하고 기초소방시설이 갖춰져있으면 즉각 대응도 가능합니다. 선상낚시를 한다면 조끼를 입음으로 내가 물에 떠있으면 살 수 있듯이 준비한다면 언제든 예방하고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소방관들은 화재, 구조, 구급현장에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슬픔을 딛고 소방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저의 책임과 의무 중 하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환경을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구급대원 폭행, 구급대원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제공하는 분들에게 법률적인 제재가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양성화시켜서 대책을 완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 119 종합상황실에서 근무했습니다. 각 도마다 상황실이 있어요. 상황실에 근무하면 전라북도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에 대한 신고는 대부분 119로 들어옵니다. 119의 역할이 맞던 아니던 무조건 119를 찾으셔요. 저는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할 때 119 전화번호가 1순위로 떠오른다는 것은 편안함을 느끼고 계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민분들에게 감사하고 소방 정책과 현장 활동으로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1097]

주간인물(weeklypeople)-박정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전북소방 최초 여성 소방서장 “주민 안전에 총력...‘무거운 책임감 느껴” “지역 안전 수장으로서 역할 다할 것”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