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경남신문 사옥 1층에 위치한 노무법인SN.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이목을 끈다. 노동관계법 및 노동정책이 계속해서 급변하는 요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각각 프로페셔널한 영역을 구축하며 신뢰를 얻고 있는 노무법인SN. 대표공인노무사인 배경린 노무사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정호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저희 법인 구성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전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금, 4대보험, 정부지원금, 산재, 체당금 등 구성원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의 역량 향상을 위해 1주일에 한 번씩 내부 역량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무법인SN은 구성원 각자의 전문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기업, 노동자들의 니즈에 만족을 주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고. 하루하루 급변하는 노동환경 속에서 누구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 서비스 및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규모의 확장과 내부역량 강화가 필수라는 배경린 노무사. 최근 내부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시스템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도 중요하지만 직원 복지를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저 또한 월급을 받고 일 해봤고 수습도 받아봤고 하니까 내가 신나서 스스로 일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이 힘들고, 매일아침 출근하기가 싫고, 스스로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면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생길 때 마다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이익을 분배하고, 동기부여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죠.”

어렸을 때부터 전문직을 꿈꿨다는 배경린 노무사. 일의 전체를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전문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했다.
“많은 전문직종 중 공인노무사가 세상에 가장 쓸모 있어 보였습니다(웃음). 특별한 사건이 있거나 송사가 오고가지 않는다면 전문직을 찾을 일이 없죠. 전문직을 한 번도 안 만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구요.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은 노동자 아니면 사장입니다. 거의 모든 국민이 공인노무사가 필요한 사람들인 셈이죠. 예전부터 삶, 그 속에서 제가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삶과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보니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이 딱이다 싶더라구요. 시험 준비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어요.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에 불합격하여 고민을 하던 중 사장님께서 도전을 해보라고 독려해 주셨습니다. 안되면 그때 다시 오더라도 시험에 전념하라고 하셨어요. 주변에서 많이 배려해 주셨죠.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수험 기간 3년 만에 합격했습니다.”



사용자측 노동자측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 당사자 사이에서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는 직업인 공인노무사. 배경린 노무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공격과 방어의 포지션이 바뀌다보니 생각보다 그 고충이 많다고 한다.
“오전에는 산재사고로 돌아가신 노동자에 대한 유족급여 신청 관련하여 전투적으로 회사를 상대하다가도, 점심엔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내규정을 정비하고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저녁에는 임금을 못 받은 외국인들 사이에 있기도 하죠. 만나는 사람의 폭이 너무 넓고, 각자의 삶과 처한 환경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상담을 하고 사건을 진행하는데 꽤나 많은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그의 인생 목표인 ‘돕고 사는 인생’. 많은 사건을 해결하다보면 희비가 교차하는 일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보함을 많이 느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노동자 사건을 해결할 때가 제일 보람차요. 노동자 측에서 임금체불이라든지 부당해고, 산재보상 신청과 같은 문제는 생계와 완전히 직결되는 부분이잖아요. 사건이 해결되면 한 가정을 살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최근 어깨 회전근개파열로 산재 신청하셨던 분이 기억나네요. 20년 정도 생산공장에서 일하신 분인데 제 키보다 높은 곳에 토크렌치로 힘을 가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산재 신청을 했는데 회사에서 쉬운 검사업무만 하였다고 서류를 제출하여 불승인이 되어 저에게 재심사를 의뢰하셨어요. 이럴 땐 정말 화가 나서 전투적으로 나섭니다. 제가 가서 뒤집어버렸죠.(웃음)”

공인노무사 수습을 마치고 처음으로 맡은 정식 사건이 사망 산재사건이었다는 배 노무사.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사건이었는데, 2달 정도를 고인에 빙의해서 살았다고 한다. 사망 산재사건을 다루는 공인노무사의 분야는 다른 사망사건 조사와는 상당히 다르다. “고인이 평생 어떤 일을 얼마나 했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업무환경은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고인이 받은 부담과 스트레스에 공감해야만 합니다. 제가 고인이 되어서 주변의 상황을 느껴야 하죠. ‘아침에 출근해서 굉장히 추웠지. 체조를 했어. 곧바로 회의를 했는데 이런이런 얘기들이 나왔겠지. 그럼 고인이라면 어떤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았을까‘하구요.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결국 유족급여 청구가 승인되지 않았어요. 이 직업을 가지고 처음 맡은 사건이 사망 산재사건이었고, 그 사건이 불승인 되었던 거죠. 유족에 대한 미안함도 크고, 제도에 대한 분노, 패배감도, 상실감도 매우 컸습니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움이 생기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마음이 나태해질 때 다시 집중하게 해주는 그런 지배적인 마음이 되었습니다. 실패가 사람을 키운다고 하죠. 항상 이때의 감정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공인노무사는 항상 분쟁 속에 있다. 법 해석이 서로 달라서 싸우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많은 경우가 감정 갈등에서 시작되는 경우라고, “얽힌 매듭을 풀 실마리는 법이 아닌 관계에서 찾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전문가가 바로 공인노무사이지 않나 싶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쌓인 갈등이 해소되면 사건이 판정으로 가지 않고 해결되는 경우도 많아요. 법을 적용하여 승패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쟁 당사자 간의 관계, 승패보다는 분쟁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갈등을 조정하는 것 또한 매우 가치 있습니다.
공인노무사는 싸우는 사람이지만, 사실 저는 정말 싸움을 싫어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싸워야 할 때 사람 배경린이 있으면, 공인노무사 배경린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꽤 조용합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조금 더 잘 싸우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남들보다 두세배는 노력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항상 승리에 대한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웃음). [1104]

주간인물(weeklypeople)-박정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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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와 사람 전문가, “모두 조금씩 더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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