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2017년 양산맛집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인 ‘삽량상’을 수상했던 산들바람, 2020년 양산맛집에도 선정되며 그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 후 3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산들바람의 김숙희 대표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주방에서 내어 주던 약선요리 전문가에서 이제는 교육자의 입장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서 산들바람의 비법을 전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몸에 병이나 뭘 먹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산들바람의 김숙희 대표를 주간인물이 조명해보았다. _박정호 기자

양산시 하북면 신평강변로 82에 위치한 산들바람. 이곳을 책임지는 김숙희 대표는 초심을 한 번도 잃지 않고 15가지 반찬을 손님상에 올리기 직전 바로 만들어서 낸다. 2020년 선정된 양산 맛집 선정은 심사위원 16명이 7~8명으로 팀을 만들어서 환경, 음식, 방문자들의 반응, 시식 등을 종합해 총점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달성해야 선정되는 강화된 심사방식을 채택한 상당히 난이도 있는 ‘검증 절차’였다.

“본선에 진출한 16곳 중 6곳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어요(웃음). 지난 회보다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졌지만 모든 부문에서 자신이 있었어요. 신선한 재료를 쓰는 건 당연한 일이고 어떻게 맛있게 해야 모두가 한 상을 맛있게 드시고 떠날지만 생각했어요. 심사 도중에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었죠. ‘맛집이라고 하면 김치는 무조건 각자 집에서 담아야 한다. 특유의 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죠.” 
앞서 말했듯 김숙희 대표가 구한 식재료는 단순히 신선함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사시사철 전국의 산을 다니며 재료들을 찾아오고 인근에 위치한 통도사 안의 밭에서 배추와 무를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과거 유기농 배추 농사 경력이 있기에 쌓아둔 노하우로 아삭한 식감의 배추를 내어놓는다. 
“나무를 키울 땅이 없으니까 엄나무, 뽕나무, 구지뽕, 두릅을 다 캐러 다녀요. 화전민같이 주인이 없는 집에 가면 엄나무들이 남아있어요. 뽕잎은 어디서 땄는지 모르는 건 쓰지 않아요. 가게를 쉬는 한이 있더라도 아직도 밤 12시라도 나무를 구하러 가곤 합니다. 또한 김장김치 재료는 제가 직접 키워서 쓰니 김장을 할 때 재료와 양념이 잘 어우지게 할 수 있죠.”
김숙희 대표는 영천 은혜사에서 간암을 앓고 있던 스님의 식단을 책임지며 약선요리의 조예가 깊어졌단다. 이와 더불어 십여 년 동안 연구한 발효액도 언제나 인기가 많다. 신장이 좋지 않았던 남편을 위해 하나둘씩 발효액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발효액 공부를 했어요. 간장, 된장, 고추장도 담고 식초도 4~5가지를 담아서 해요. 한 상 차려낸다는 마음이 아니고 건강한 밥상을 통해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었죠. 당뇨는 완치라는 게 없어요. 음식으로 늦출 수 밖에 없죠. 남편의 경우에도 그랬지만 신장이 아프기 시작하면 무조건 병원에서 투석을 준비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음식으로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낫지는 않지만 우리 집 음식을 통해서 유지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대장암 3기라며 장기의 대부분을 잘라내셨다는 LG계열의 사장님도 개복숭아 발효액을 꾸준히 드시고는 ‘매일 설사만 했는데 이젠 속이 정말 편해졌다’고 찾아오신 경우도 있어요(웃음).”
머루포도식초, 홍시감식초, 사과식초, 유기농포도식초와 내리는 데 5년 가까이 걸리는 복숭아 식초부터 가시오가피, 개복숭아, 와송, 황매실 발효액까지... 김 대표의 전매특허 음식들이 있지만 산행 중에 좋은 재료를 찾으면 특별한 발효액, 담금주 등을 만들기도 한다. 정해진 틀에 안주하지 않는 다양한 음식들은 방문하는 손님들의 마음을 훔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녀는 “간단하게 만들어 맛있는 음식은 결코 없다”며 “일을 많이 할수록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며 건강한 밥상에 들이는 노력과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드리는 모습을 보였다. 산들바람을 찾아주는 손님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나타냈지만 그런 진심에 상처를 주는 손님들도 있었단다. 
“100% 자연음식이기에 처음 접해보시면 그 맛과 향을 온전히 느끼긴 어려워요. 기름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 민물조기도 오븐에 구워서 내죠. 하지만 그런 점들이 익숙하지 않으신지 악플을 남겨두시는 분들도 있고 이런 곳도 맛집이냐며 핀잔을 주고 가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예약해주신 분들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반찬이 작다며 화를 내시기도 했죠.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인원에 맞게 상차림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더 속상한 경우가 있었어요.”

반면에 자연 그대로의 맛, 손수 담은 재료의 정성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분들이 있어 더 노력할 수 있다는 김숙희 대표. 그녀는 “손님들이 산들바람의 요리를 입만 즐거운 음식으로 대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한 음식으로 내 몸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고 생각하며 접하길 바란다”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누구든지 아프기 전에 좋은 음식을 드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드시는 음식이 어떤 음식인지 계속 생각해보고 음식에 대해, 내 몸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식사를 하며 건강하게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혹여나 지금 아프신 분이 있다면 집에 공장에서 나오는 음식을 다 버리고 햇빛을 받고 자란 음식을 드시라고 강력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이 좋지 않아 계속 설사하시는 분들과 화학조미료로부터 벗어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유튜브를 통해 약선요리 강의를 하고 있어요. 설탕을 쓰지 않는 조리법부터 건강에 좋은 조리법까지……. 쉽고 재밌게 소개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져주시길 바래요(웃음).” [1109]
 
주간인물(weeklypeople)-박정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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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대표 맛집 선정! 건강한 음식 전도사로 나아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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