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위치한 광명사. 주지인 법경스님과 함께 2017년 6월부터 매달 첫째, 셋째 주 화요일마다 무료급식을 실천해오며 지역에 온기를 나눠온 도량이다. 무료급식 외에도 건강 치매 예방프로그램, 풍선 만들기, 문화공연 등을 병행, 매달 정기적인 자비행을 실천해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실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자 무료급식 행사를 도시락 전달 행사로 바꾸어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역의 독거 어르신들의 새해 건강을 보살피기 위해 정성껏 조리한 삼계탕을 전달하며 “코로나-19가 사라지고 활력있는 일상 속에 지낼 때까지 힘내시고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법경 스님을 주간인물이 조명해보았다. _박정호 기자

어릴 적 육상에 소질을 보였던 법경 스님, 초등학교 시절 소년체전에 출전하기도 하며 선명하게 두각을 드러냈다. 하루는 체육 교사가 “너는 도시로 나가 꿈을 펼쳐라”라며 그를 혼자 부산으로 보냈다. 하지만 당시 그는 고작 초등학교 5학년, 꿈만 좇아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자취를 하기엔 너무 시기상조였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가는 스님의 표정을 보니 그 또한 ‘운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린 나이에 혼자 지내며 방황을 많이 했어요. 그 시간이 너무 후회스러웠죠. 그러다 20대 젊은 시절 우연한 기회에 운명처럼 불교를 접하게 되었고 은사 스님의 가르침으로 참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출가하게 되었죠. 스승을 받들며 구도의 세계로 들어가는 ‘사미계(沙彌戒)’를 받고 1년 정도는 부모님 모르게 행자 생활을 했습니다(웃음). 이후 정식 승려가 되는 ‘구족계(具足戒)’를 받을 때 부모님을 모셨어요. 구족계 이후 기도 중에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는데 저를 안아주시며. ‘너는 따뜻한 마음으로 가거라’라고 하셨습니다.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처님의 자비로운, 따뜻한 마음을 세상에 가서 펼쳐라’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수행하던 공간을 떠나 부산 사상구에 오게 되었죠.”

큰스님의 품을 떠나 부산에 처음 왔을 때는 그에게 주어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작은 방과 불상 한 분이 전부, 말 그대로 벌판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 와중에도 부처님을 모시며 행복을 느꼈고 기회가 온다면 자비행을 실천하고자는 마음을 키워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으로 매일같이 기도를 올리며 지낸 시절을 회상하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게 된 계기에 관하여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처님이 이끌어주시는 대로 살아가다 보니 하나 둘 좋은 인연을 만났어요. 그러다 보니 한분 두분 도와주시는 불자님들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기도 정진하게 되었죠. ‘관세음보살님께서 화두로 주신 따뜻한 마음을 어떻게 펼칠까?’라는 생각을 몇 년을 하다가 2016년 8월 속가 아버님께서 타계하신 찰나에 ‘세상의 모든 어르신이 나의 어머니고, 아버지고, 부처님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능력이 되는대로 공양을 올리자는 마음으로 2017년 6월부터 무료급식소를 마련, 어르신들께 공양하기 시작했죠. 곧 4년 차가 되는데 앞으로도 급식소 시설을 더욱 더 발전시켜서 아이들 놀이 공간도 따로 마련해주고 싶어요. 최종적으론 온 세대가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습니다.”
모두 신도(信徒)가 아닌 불자(佛子)가 되고, 겉모습만 불자가 되는 게 아닌 ‘올바른 불자’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전하고 싶다는 법경스님. “지식이 많다고 부처가 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행하지 않으면 결과가 없다고 생각해요. 행하지 않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이니 회향(廻向)하는 불자가 됩시다”라며 스님이 추구하는 진정한 불자의 모습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저의 법명이 법경(法炅)입니다. 이름대로 ‘부처님의 법을 세상에 밝게 펼치는 것’이 저의 신조이고 다짐입니다. ‘부처님 법을 머리에 담고만 있으면 나 혼자만 성불하는 것이고 부처님 법을 세상에 펼치고 행하면 만 사람이 성불한다’라는 신념을 앞으로도 펼쳐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서 잘못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알게 모르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항상 참회하는 마음과 내려놓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참회하는 마음과 욕심을 버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세상이 좋아 보이고, 맑아 보이고, 편안하고 즐거운 삶이 될 것입니다.”

“ ‘자작자수(自作自受)’,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이 지은 공덕도 악덕도 자기가 다시 받는다.’라는 뜻으로 통하죠. 부디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공덕을 많이 지어서 공덕이 가득한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1114]

▲ 광명사의 다양한 나눔활동

주간인물(weeklypeople)-박정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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