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KAIST가 개교 46년 만에 첫 동문 총장을 배출했다. 
지난 2월, 제16대 총장으로 취임한 신성철 총장은 KAIST 3기 졸업생이다. 1989년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부처장, 국제협력실장, 기획처장, 고등과학원설립추진단장,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초대소장, 부총장 등 교내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초대 및 2대 총장을 역임하며 대학 행정가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검증받았다. KAIST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 대학’ 이라는 비전을 내세운 신 총장의 리더십과 교육 철학 그리고 본격적인 변혁을 준비하는 KAIST의 혁신 전략과 비전을 조명해보았다. _우호경, 편윤아 기자 


Q. KAIST 개교 46년 만의 첫 동문 총장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장차 KAIST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KAIST는 태생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때 존재 가치를 지니는 대학입니다. 46년 전 산업화 태동기에 세워진 이래 박사 1만 1700명을 포함, 5만 8천여 명의 인재를 배출했고 이들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정보화의 핵심 인력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반세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접어든 이 시기에도 KAIST의 역할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사명 속에서 국가가 요구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무대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 신지식, 신기술의 진원지가 되어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나가는 것이 KAIST의 역할입니다.

Q. KAIST의 새로운 비전으로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World-Leading University)’을 제시하셨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5대 혁신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 혁신 등 총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교육 혁신입니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인재를 양성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창의인재, 융합인재, 협업인재 이 세 가지 인재상을 양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학부 과정에 무학과 트랙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연구 혁신입니다. 최고, 최초, 유일한 연구를 지향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하나의 연구 프로젝트에 여러 학과의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초학제간 융복합 매트릭스 연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우수한 원로 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후배 교수가 승계하는 ‘초세대 협업 연구실’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세 번째, 기술사업화 혁신입니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MIT나 스탠퍼드는 창업과 기술이전을 통해 막대한 로열티를 받습니다. 그 수입이 다시 연구에 투자되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KAIST도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 창업으로 학위를 받는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교수들의 기술출자기업 설립을 독려하여 기술사업화 혁신을 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네 번째, 글로벌 캠퍼스 구축을 위한 국제화 혁신입니다. 캠퍼스 국제화는 세계적인 대학의 기본 조건입니다. KAIST 구성원들이 한·영 이중 언어로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울 예정이며, 외국인 교수의 비율을 현재 9%에서 15%로, 외국인 학생 비율을 5%에서 10%로 늘려나갈 것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미래 전략 혁신입니다. 남을 쫓을 땐 전략이 필요 없습니다. 길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KAIST는 길을 개척하는 선도 대학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전략이 필요합니다. 개교 60주년인 2031년을 바라보는 미래전략을 세우기 위해 100여 명의 교수들과 함께 준비 중이며 KAIST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생각하는 싱크탱크를 만들고자 합니다.


Q.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新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KAIST의 노력상과 임기 중 노벨상 수상자 배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초지능, 과학기술 융합의 세 가지 
메가트렌드가 중심이 되는 대혁신입니다. KAIST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동인인 인
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 정보보안,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드론, 헬스케어 및 의료산업, 반도체 나노, 제조혁명, 방위산업, 에너지 및 환경산업’의 10대 전략 연구 분야를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지능화·자동화를 실현한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기 위해 경기도, 부산, 대구, 김해 등 여러 지자체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한국형 Industry 4.0 구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한편, 노벨상은 최초의 발견, 발명을 통해 자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과학기술자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추격, 모방하는 연구를 벗어나 창의적인 선도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AIST는 도전적인 연구 분야를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그랜드 챌린지 30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인류의 난제와 기초 과학 분야의 근본적인 질문을 연구하는 교수에게 최소 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지원하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입니다.


Q. KAIST 동문 창업기업 수가 1456개, 총매출은 연간 13.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2015년 말 기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KAIST의 활동상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KAIST는 80년대부터 벤처 사관학교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8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컴퓨터 기업인 큐닉스와 초음파 의료기기 회사인 메디슨 등이 창업 1세대의 성과입니다. 90년대 넥슨, 네이버 등 IT 창업의 대표적인 인재 역시 KAIST 출신이며 2000년대 이후로 현재까지는 다양한 창업 분야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문 기업들은 연간 13조 6천억 원 매출과 3만 2천여 명의 고용 창출이라는 성과를 낳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기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벤처 육성이 중요합니다. KAIST 학생들이 지난 5년간 창업한 기업의 숫자가 105개입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학교 안에서 시제품을 제작해 창업을 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원의 역할이 컸습니다. 창업으로 학위를 받는 K-school, 창업가 양성 대학원 과정(SE-MBA) 개설을 통해 사회적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화하고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꾸준히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Q. 총장님께서는 나노자성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신데요, 학계에 어떤 발자취를 남기셨습니까?


연구자로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자 했습니다. 초격자 다층박막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 미국 기업 연구소에서 5년 간 경험을 쌓고 89년에 KAIST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나노스피닉스(Nanospinics)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나노사이즈의 스핀동역학 연구인데 나노스피닉스라는 용어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재직 기간 동안 300여 편의 논문을 내고 200회 이상의 초청 강연을 했습니다. 자성학 분야에서 한국 학자 중 유일한 미국 물리학회 석학 회원(Fellow)이기도 합니다. 2012년에는 자성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 및 최고 위상을 가진 국제자성학회 학술대회(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gnetism)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학회 설립 반세기 만에 최초로 우리나라에 학술대회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Q. 세계무대에서 한국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이 시대적 메가트렌드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연결, 초지능, 융복합을 기반으로 과감한 개혁을 실행해야 하며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의 산실에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R&DB의 허브로서 역할을 넓혀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캠퍼스에서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우수한 해외 교원과 학생 수를 늘려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이 바탕이 되어야 글로벌 대학으로 변모해나갈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KAIST를 사랑하는 학생들과 임직원,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반세기 전 우리나라 산업화가 태동하던 시기에 KAIST는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 KAIST의 새로운 존재 가치와 사명입니다. 학생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이 사실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또한,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원도 부탁드립니다. 

  
3C(Change, Communication, Care)를 강조하는 신 총장은 내부 소통을 위해 KAIST 구성원에게 받은 이메일은 24시간 이내에 반드시 응답한다. 3C 리더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선도대학으로 KAIST를 성장시키겠다는 그의 비전은 국가 경쟁력의 향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인구 700만의 소국으로 빈약한 자원을 가진 스위스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취리히 공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KAIST가 세계 10위권의 대학으로 성장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한민국도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KAIST의 선봉장으로서 과감한 개혁과 비전을 이어나갈 신 총장의 혁신 행보를 기대한다.  


<학 력>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응용물리학 학사
•KAIST 고체물리학 석사
•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재료물리학 박사

<주요경력 및 수상내역>
•현) 제16대 KAIST 총장
•제3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 및 2대 총장
•제1·2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전략분과 의장
•제24대 한국물리학회 회장
•국제 자성학술대회(IMC2012) 의장
•제10대 한국자기학회 회장
•미국물리학회(ASP) 석학회원
•아시아자성연합회(AUMS)상(한국인 최초)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
•KAIST 국제협력대상
•대한민국 학술원상
•KAIST 총동문회 올해의 동문상
과학기술훈장 창조장(1등급)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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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기자, 편윤아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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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카이스트(KAIST) 총장ㅣPresident Sung-Chul Shin,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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