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2008년 결성된 거제국화분재연구회는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제14회 거제섬꽃축제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국화분재에 조예가 깊은 거제국화분재연구회 회원들이 돌을 이용해 산수화 느낌을 자아내는 특별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하고 퀄리티 높은 다양한 작품 구성으로 전시의 질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_정효빈 기자

무더운 여름에도 작품 전시를 위해 온실 안에서 열심히 작업 중인 김평철 회장은 밝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거제국화분재연구회를 이끄는 김 회장은 오랜 기간 공직에 몸담으며 거제시청 녹지과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는데. 녹지과장을 역임하며 자연스레 나무와 꽃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현재는 거제국화분재연구회장을 4년째 이끌며 연구회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거제시에 조성된 수많은 나무와 꽃에 저의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드물 겁니다. 그 시절 세계에서 제일 가는 수국 거리를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맡은바 최선을 다했어요. 남미, 캐나다, 유럽보다 수국거리 조성이 잘된 곳이 거제라고 자부합니다(웃음).”
거제국화분재연구회는 전국에서도 명성이 높은 연구회로 손꼽힌다. 회원들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작품의 예술성과 완성도에는 ‘기술고문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 10~15인으로 구성된 조에 기술고문을 두고 지속해서 작품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단발적인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고문들이 상주하며 회원들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기술을 알려줘 수준 높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회원들이 애정을 쏟아 완성한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함을 준다. “기술고문님들이 회원님들의 작품을 전부 손봐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손이 가야 애정도 생기고 더욱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웃음).”

거제국화분재연구회의 기술교육과 회원들의 열정이 더해져 완성된 작품은 창의성과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전국 국화분재 대회에서도 다수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하기도. 김평철 회장은 “문경에서 국화분재의 대가인 이관호 강사님을 모셔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전임 회장님들 덕에 회원들이 수시로 나와서 실습을 해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었고, 이 덕에 우수한 재원과 작품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견학을 다녀도 우리 회원들의 작품이 굉장히 훌륭합니다”라며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는 10월 열리는 국화분재 전시는 다양한 조형물에도 심혈을 기울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다가오는 섬꽃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김평철 회장은 올해 거제향교 전교로 취임해 유교정신 전파에도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세종 14년 지어진 거제향교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후 농경지대인 거제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 회장에게 향교는 어린 시절 살았던 옛집과 가장 가까운 장소로, 굉장히 친숙한 공간이었단다. 그 시절, 학생들을 수용할 교실이 부족해 향교에서 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절친한 지기와 함께 거제향교와 인연을 맺은 그는 거제향교 총무와 사무국장을 거치며 향교의 원활한 운영에 역할을 해왔다.

“제 나이 고희를 넘겼지만, 다른 전교님들과 비교했을 때는 젊은 나이인 편입니다. 그만큼 젊은 에너지로 거제향교를 이끌어 갈 예정이며, 저 혼자서가 아닌 원로회원분들과 유림분들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모아 향교를 운영할 것입니다. 거제향교는 운영이 열악한 상황이지만, 유림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향교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관내 초·중·고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인성교육, 서원을 이용한 어린이기초예절교육, 향교 명륜당을 이용해 서예·다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계승사업으로 시민·유림을 위한 격몽요결, 명심보감 등의 고전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제향교의 가장 큰 당면과제라 하면, 충효교육관 건립입니다. 많은 분이 모일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는 상태인 것이죠. 거제시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 서원과 동헌이 모두 소재해있기 때문에, 교육관 건립이 이루어진다면 문화재 관광코스로도 주목받을 것입니다. ‘우리 것’을 찾고 배워가는 과정 속에서 지역에 대한 애착심도 피어오르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거제향교는 고전 중심의 아카데미 운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에서 주관하는 유교아카데미 교육지원사업에 지원해 전통유교의 현대적 계승과 미래가치 습득을 돕고, 문화교양인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김평철 회장은 국화분재와 거제향교를 연계해 거제를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인 지역발전 도모로 표현하고 있는 것. 향교에 깃든 전통과 아름다운 국화분재를 통해 유서 깊은 고장 거제를 더 널리 알릴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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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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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철 거제국화분재연구회 회장 / 거제향교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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