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1973년 전국 최초의 학생 교육원으로 개원한 경주 화랑교육원. 삼국을 통일한 화랑의 얼을 체득하게 해 민주 주체성이 강한 새화랑을 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현재까지 39만 5천여 명의 수련생을 배출한, 명실공히 국내 인성교육의 요람이다. ‘상마이도의상열이가락((相磨以道義相悅以歌樂), 유오산수무원부지(遊娛山水無遠不至). 도의로써 서로 연마하고 가락으로써 서로 즐기며, 산수를 유오하여 원근을 막론하여 이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는 화랑도의 수련법에 따라 더불어 살아가는 화랑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곳. 청명한 경주 남산동의 하늘과 멋들어지게 우거진 소나무, 40여 년의 세월이 깃든 건축물이 저마다의 웅장함을 내뿜고 있는 이곳은 동시에 보석처럼 아름다운 공간도 따스하게 품고 있다. 교육원 내 이곳저곳을 소개하며 ‘시간을 내서 꼭 다시 와보아야 할 곳’이라 설명하는 장석기 원장. 산책로를 거닐며 미소 짓는 그의 얼굴에는 화랑교육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가득하다. _정효빈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학생교육원으로 개원한 화랑교육원은 신라시대 화랑의 얼을 계승하여 올바른 국가관 확립과 바른 품성을 함양하는 인성교육의 요람이다. 제22대 화랑교육원장으로 취임한 장석기 원장은 1984년 교편을 잡은 이후 영주교육지원청 장학사, 영주여자고등학교 교장, 울진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을 지내는 등 오랜 기간 교육계 전 분야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지식기반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학생들을 새로운 화랑으로 육성해 우리 사회 이끌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며 취임사를 전한 장 원장. 그는 치열한 경쟁 속, 모든 이가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덕목은 ‘따뜻한 품성을 지닌 화랑정신’이라 강조한다.



“신라시대 신분상으로 볼 때 진골 귀족이 화랑도의 우두머리인 화랑을 맡고, 화랑을 따르는 낭도들은 일반 평민이었지요. 골품제로 나뉜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귀족과 평민이 함께 모여 신라의 삼국통일에 큰 역할을 해낸 것에는 그 집단만이 가진 특별함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경쟁사회에서는 ‘나만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 시절 화랑들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들은 늘 함께 수련하고 함께 즐거워했으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했습니다. 또한, 신분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화랑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자신의 책임과 도덕적 의무를 다했기에 낭도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을 수 있었지요. 이로 인해 집단의 결속력 또한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의 학생들이 우리 교육원을 통해 이러한 화랑정신을 직접 몸으로 익히고,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에서 몸으로 직접 배우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고 했던가. 40년째 이어오고 있는 ‘남산 산행’은 화랑교육원의 전통 있는 프로그램이자 자랑이다. 경주 금오산과 고위봉을 연결하는 남산은 ‘노천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신라의 문화유적이 산재되어있는 곳으로, 산길 곳곳에서 신라의 눈부신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이 특별한 산행에는 문화재 전문 해설사가 함께하며 우리의 문화와 국토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기도. 서로 다독이며 벗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딛다 보면 어느새 산행의 끝에 도달하게 된다. “그 옛날 화랑들이 그러했듯 ‘유오산수’ 하는 모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며 바른 인성이 함양되고 있다”며 장 원장이 웃어 보인다.


화랑교육원에서는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들이 운영되고 있다. 미래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인 ‘새화랑과정’과 ‘화랑호연지기체험’은 화랑교육원의 대표 교육과정. 이와 더불어 ‘글로벌리더십과정’과 다문화 학생 간의 화합을 위한 ‘세계시민이해과정’, 공동체 생활체험을 통해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가족사랑캠프’와 소외계층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사제동행캠프’가 운영되고 있으며, 특수교육 대상자 학생들이 함께하는 ‘어울림캠프’,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선도처분 학생 및 학부모들에 대한 ‘심성교육과정’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교육원 내에서는 모든 활동의 기본이 되는 ‘안전체험교실’도 운영되고 있다는데. 지진체험, 화재체험,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안전교육과 재난 대비 활동을 통해 위기상황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각종 재난 상황을 대비해볼 수 있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학생들을 지켜볼 때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듭니다. 특히 요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 흔히 말하는 금수저들이 특혜를 받아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이러한 세태 속에서 박탈감을 느끼고 지쳐갈 학생들에게 ‘기죽지 말라’는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사회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주었으면, 그 옛날 화랑들이 그러했듯 솔선수범하고, 서로 배려하고 협동한다면 공동 목표와 더불어 개인의 성취도 이룰 수 있는 ‘좋은 사회’가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요.”

신라의 삼국통일 이전, 오랜 기간 이어졌던 치열한 전쟁 뒤에는 끈끈한 결속력과 협동을 통해 통일이라는 공동의 목표를이루어낸 화랑들이 있었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 인간미를 잃지 않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날의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취해야 할까. 화랑교육원을 통해 그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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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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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품성과 꿈을 지닌 미래지도자 육성의 장, 화랑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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