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스피치 강사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선천적으로 말하는 능력이 특출 나서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갈고닦아 본인의 스킬을 강의하는 사람. 또 하나는 자신도 스피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극복해 본인이 터득한 노하우를 전하는 사람이다. 부드러운 목소리, 차분하고 명료한 어조. 기자가 본 김대성 소장의 첫인상은 두말할 것 없이 ‘태생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 소장은 자신이 오히려 후자에 가까웠다고 답했다. _정효빈 기자

“학창시절 국어 과목을 가장 좋아하면서도 국어 시간은 가장 싫어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읽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온몸이 떨렸고, 발표시간은 늘 피하고만 싶었죠. 중학생이 되어 담임선생님 권유로 영어웅변대회에 나간 적이 있는데, 너무 떨려서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웅변을 완전히 망쳐버린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대회가 끝나고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그 사건을 계기로 ‘나를 바꿔보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올랐어요.”

김대성 소장은 스피치 능력이란 단순히 화려한 언변을 뜻하는 것이 아닌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힘’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김 소장의 믿음에 따라 김대성스피치연구소에서는 단순 스피치 기술에 대한 강의만 진행하지 않는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나 자신에게 당당한 삶, 내가 나로서 최고의 내가 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처음 스피치를 배우는 분들에게 ‘말을 하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 말을 듣곤 벙 쪄서 제 얼굴만 바라보세요(웃음). ‘말’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알맹이도 없는데 껍데기만 자꾸 꾸미려고 하니 머리가 텅 비고 말문이 안 트이는 것이죠. 결국 말을 통해 표현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입니다. ‘내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를 제대로 아는 것이 스피치를 잘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죠.”


평소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하는 편안한 자리에서는 무리 없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연단에 오르거나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면 불안하고 떨리기 마련이다. 김대성 소장에게도 여전히 떨리는 순간이 찾아온다는데. 김 소장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그 떨림을 ‘개구쟁이’에 비유한다. “내 옆구리를 찌르는 개구쟁이에게 한번 반응을 보이면, 신이 나서 더 심하게 장난을 칠 거란 말이죠.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내버려두는 겁니다.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으면 금방 싫증을 내고 어디론가 가버릴 거예요. 마음속 떨림도 마찬가집니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세요. 그러면 떨림은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을 겁니다.”
스피치연구소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갖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김대성 소장. 하지만 반대로 그가 수강생들로부터 가르침을 얻은 경우도 많다. “20년 넘게 공황장애를 앓던 수강생분이 계셨어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안증이 심하던 분이었는데, 자신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채근하지 않고, 나를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이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말씀해주셨을 때 저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현재 그분은 ‘공황장애연구소’를 설립해 과거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은 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는 뜻깊은 활동을 하고 계세요. 그분을 보며 참 뿌듯한 마음이 들고, 배운 점도 많습니다.”


김대성 소장은 스피치 강의와 더불어 ‘(사)리더로 사는 사람들’의 부이사장으로 재임하며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지금을 가치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나가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모인 ‘리사사’의 회원들은 매월 ‘책 읽어주는 사람들’이라는 뜻깊은 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책의 참맛을 알게 하고, 이를 통해 꿈을 키워가는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한다고. 김 소장의 재능기부로 열리는 리사사의 수요강연은 500회에 이르고 있으며, 초등학생에 한해 진행되었던 ‘어린이 지도자 양성캠프’는 대상을 청소년층까지 확대해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리더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김 소장은 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지 않고, 온전히 나로써 당당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질문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아갈 때, 비로소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원하는 건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나는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 질문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가 내 삶의 중심이 되어버려요. 자신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 이것이 자신의 삶에 줄 수 있는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온전히 나로서 당당한 삶.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맛나지 않을까요(웃음)?”

힘이 닿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가장 원하고 잘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제 일을 해나가겠다는 김대성 소장. 그의 힘찬 발걸음을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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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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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어나게 하는 리더 스피치 “자신의 삶에 당당해지려면 생각의 주인, 표현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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