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정부가 내놓은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 6대 전략 33개 과제 중 첫 번째 전략은 ‘주민주권 구현’이다. 지역에서 주민의 참여가 국가와 지역을 혁신할 수 있다는 국정철학 아래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를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 이렇듯 주민들의 참여와 이로 인한 지역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 중앙동은 안심마을 사업, 동네부엌, 도시락카페, 북 카페 운영수익으로 이웃을 향한 적극적인 나눔 활동을 이어오는 등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주민자치 선진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의 힘으로 쇠퇴하던 동네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주간인물이 담았다. _정효빈 기자

2013년 주민자치회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순천시 중앙동은 성공적인 사업 진행과 사회 환원,  복지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주민자치 선진지다. 70~80년대 순천의 패션과 먹거리의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붐볐던 중앙동은 신도심 형성 이후 인구감소와 노령화를 겪으며 우범화 되어갔다. 골목에는 비행 청소년들이 몰려들었고, 거리는 담배꽁초 등 쓰레기로 오염되어 갔었다고. 이를 지켜보던 중앙동 주민들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야간순찰을 하며 거리 정화활동을 펼치자!’고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 중앙동 ‘안심마실단’의 시작이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민 모두를 위해 시작했던 작은 활동을 계기로 주민들의 마음이 한 곳으로 결집된 것 같습니다. 밝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순찰과 정화활동, 외진 골목길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를 그려 넣으며 동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작은 전시회나 음악회를 열어 중앙동을 예전처럼 많은 이들이 북적대는 동네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최두례 중앙동 주민자치 회장과 만난 순천시 중앙동 ‘천태만상 창조센터’는 ‘중앙동을 천 가지, 만 가지의 상상과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동네로 만들어보자’는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공간이다. 공모사업 통해 건립한 이 센터에서는 한국무용, 수묵화, 스포츠댄스, 노래교실, 다도 등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노년층과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고자 시작한 ‘동네부엌’은 우리 사회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는 활동이다.

“솜씨 좋은 주민들이 모여 동네 어르신들께 건강한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센터 운영 수익금을 다시금 주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였어요. 동네부엌을 운영하며 많은 일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암 투병을 하시던 분께서 ‘건강식으로 식단을 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굉장히 감동적이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모두 회원분들의 순수한 헌신과 봉사를 통해 이루어졌기에 더욱 뜻깊다고 생각됩니다(웃음).”




순천시 중앙동 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현재 중앙동 주민자치회가 전국의 주목을 받기까지는 자치회원들이 흘린 땀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네에 대한 일로 주민총회를 여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따르지만, 최대한 주민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 위해 집집이 방문해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발로 뛰니 관심이 없던 분들께서도 점차 호응을 해주시더라고요. 주민 스스로 제안한 내용을 민주적 방식으로 의사 결정한 것이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중앙동 주민자치회는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청년웃장’의 청년들과 MOU를 체결해 그들의 적응을 돕고 봉사에 뜻을 함께하는 등 세대 간 활발한 교류에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상담 및 체험행사 운영, 일회용품 제로 운동 등 지역의 구석구석을 돌보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천태만상 창조센터의 문을 개방해 교복,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저렴한 금액에 공간을 대여해주며 청년은 물론 지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부드러운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지닌 최두례 회장은 청년기부터 이웃과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 한국부인회와 로타리 활동 등 오랜 기간 지역 주민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발로 뛰어 왔다고. 최 회장이 중앙동 주민자치회를 이끌어가게 된 계기 역시 자치회 부회장을 지낸 그를 향한 회원들의 믿음이 컸기 때문. 다복한 가정의 중심이었던 최 회장은 사업과 가사, 육아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봉사는 단 한 번도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단다. 남편이 암 투병을 하던 어려운 상황 속, 응급실에 남편을 보내고 곧바로 회의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고. ‘내가 어렵다고 봉사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며 지난날의 소회를 담담히 풀어놓는 최 회장. 그에게 봉사란 삶 그 자체였다.
“힘이 닿는 날까지 소외된 곳을 살피고 타인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더욱 역량을 쌓아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제 역량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모자란 부분은 그들의 젊은 아이디어를 배우기도 하면서요. 이렇게 서로가 가진 것을 주고받으며 순천시 중앙동을 더욱 행복한 동네로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웃음).”



지역과 이웃에 대한 봉사 정신을 토대로 체계적인 활동을 펼쳐보자 다짐한 최 회장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평생 교육, 행정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더불어 사회 전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며 다문화 사업에 큰 뜻을 품게 되었다고. 다문화 방문지도사로서도 활동한 최 회장은 다문화 교류학교를 짓는 것이 꿈이다. 앞으로도 사회 곳곳을 살피며 ‘모두가 살기 좋은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가겠다’며 밝게 웃는 최두례 회장. 그와 주민들이 만들어 갈 중앙동의 내일이 기대된다.  [1087]

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순천시 중앙동에서 ‘주민자치의 미래’를 만나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