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블렌디드 러닝’이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은 교육계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은 2000년 후반부터 미국의 일부 온라인 교육학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교육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학습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한글로 풀어서 보자면 ‘혼합형 학습’ 정도가 되겠다. 이에 따라 대다수 교육기관이 원격 수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시설이 미흡하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혼란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 정관신도시에 위치한 진수학전문학원은 일찍이 온라인 강의 영상을 제공하고 실시간 화상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온 곳이다. 차별화된 교육시스템 정착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진수학전문학원을 찾아 위기를 기회로 맞고 있는 안진우 원장을 만났다. _정효빈 기자



전자칠판 활용해 온·오프라인 동시 수업 진행
학생 안전 지키고 학습공백 최소화



안진우 원장은 진수학전문학원을 개원하며 일찍이 빔프로젝터 전자칠판 사용과 강의 영상녹화를 진행해왔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를 통해 강의영상을 제공하고, 이 덕분에 학생들은 자유로운 시간에 보충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기본 개념을 탄탄히 쌓을 수 있었고, 단축된 시간은 학생과 나누는 피드백에 더욱 오랜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안 원장은 차별화된 블렌디드 러닝 시스템 확립으로 개별 진도수업을 향상시키고 피드백 시스템 개발을 지속했으며, 이후 2세대 센서 사용으로 개선된 화질의 빔프로젝터 전자칠판 이용을 시작했다. 전자칠판을 수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오프라인과 차이가 없는 화상수업 진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온 것이다. 다양한 전자칠판을 이용·교체하며 보완을 거듭해온 끝에 빔프로젝터를 연결한 대형 전자칠판을 구현할 수 있었고, 2016년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동시 수업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을 한 학생을 위해 5개월 동안 온·오프라인 동시 화상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퇴원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터라 학습공백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함이었죠. 몸은 떨어져 있지만 교실에 앉아있는 친구들과 함께 같은 시간에 수업에 참여한 것이 학생에게도 저에게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이를 계기로 화상수업 진행에 있어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깊게 연구하게 됐고, 강의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 중요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교육 현장이 혼란에 빠진 시기에도 진수학전문학원은 단 한 번의 수업 중단 없이 학원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안전을 위해 학생 전원이 온라인 화상 수업을 시작함에 따라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방송장비와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수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기도. 안 원장은 온라인수업에서도 실제 강의실에 있는 것과 동일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피드백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도 화상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서버나 네트워크를 구축해놓더라도 수업을 받는 학생과 가정에서 준비되어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네트워크 환경 등 시스템적으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요령을 정부 차원에서 지침화 해서 알려준다면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개별진도, 수준별 맞춤학습 진행
‘독해력 향상 국어프로그램’으로 문제이해력 향상 도와


“전자칠판 활용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학생들을 도울 수 있을까?’ 방법을 찾다가 도입하게 된 시스템입니다. 공식이 복잡하거나 긴 경우, 여기에 할애되는 시간도 상당한데요.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자주 원활하게 피드백을 해줄 수 있게 됐어요. 이와 더불어 온라인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모든 결과를 데이터로 남기고, 학생의 성장 속도와 성취도에 따라서 그에 맞는 개별 맞춤지도를 진행합니다.”

학생이 수업을 ‘듣는’ 시간이 90%,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 10%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인 학원 수업이라면, 진수학전문학원은 이와 정반대로 수업이 진행된다. 개념 설명을 마친 후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강사와 학생이 피드백을 반복하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개념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수업방식을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적응되면 실력이 수직으로 상승합니다. 오프라인 수업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으로도 이런 수업진행을 똑같이 구현해놓은 것이 저희 학원의 특장점이고요.”
진수학전문학원에서는 수학뿐만 아니라 ‘독해력 향상 국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독해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학에서도 서술형 문제가 있는데, 계산을 못 해서가 아니라 문제 이해를 못 해서 틀리는 친구들이 꽤 많습니다. 심한 경우 스스로 문제를 손댈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 아이들이 책보다 스마트폰을 더 가까이하다 보니 독해력이 아쉬워요. 독해력 향상은 계속해서 키워야 하는 ‘기초체력 단련’ 같은 개념입니다.”


아이들의 마음까지 다독여주는 참 교육자
“학생 스스로 하고자 하는 환경 조성해줘야…”


안 원장은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스스로가 원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그게 안 된다면 가정이나 학교, 학원에서 함께 나서서 동기부여를 해주고 아이들을 어떻게 다독여줄지 고민해야 합니다. 학생의 의지와 더불어 주변 환경도 중요하단 뜻이죠. 요즘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의 상처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심리상담을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학원에 상주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강사분들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물었다.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라 아이들이 이해를 못 해도 ‘이해하는 척’하는 풍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는데 학생들이 그걸로 주눅 들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 노력한 것이 당장 결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후에 다른 무언가에 도움이 되고 좋은 결실로 돌아오게 되니 다음 단계를 향해 힘내서 나아가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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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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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블렌디드 러닝’ 선진 교육시스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학습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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