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갈비로 유명한 ‘용쓰네’는 단순한 맛집이 아니다. 대를 이어져 내려온 거제도 명물이자 로컬푸드인 동시에 고향 거제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마스코트, 권용화 대표가 있기 때문.
‘기특한 젊은이’가 ‘소상공인의 희망’을 전하는 ‘착한 맛집’. 경남 거제 용쓰네를 찾았다. _김유미 기자


3대째 이어지는 거제 수제갈비 맛집
로컬푸드 인정받아


용쓰네는 1973년 1대 안성식당으로 시작해 2대 한우리, 지금의 용쓰네에 이르기까지 3대 째 거제에서 맛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실리에 타협하지 않고 언제나 정직하고 성실히 요리하라’는 1대 가르침 그대로 3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선한 재료와 20년 전통 비법 양념으로 맛을 낸 거제도의 명물이기도 하다. 음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장거리 운송과정을 거치지 않고 신선한 거제 지역 농산물을 사용해 만들어 로컬 푸드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 중 일부는 권용화 대표의 외가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들이다.

“모든 제품마다 고기 원재료를 100%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겉지방을 제거하고 손질하여 먹음직스럽게 좋은 크기로 절단한 후 이중 칼집을 넣어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어요.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카라멜 색소, 화학 연육제, 식용 접착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전통양념비법을 담아 수제 방식으로 만듭니다. 자극적이지 않아 어른, 아이 모두가 좋아하는 전통 돼지갈비 맛을 느끼실 수 있어요. 일반 양념에 절여있는 양념육과는 전혀 다른, 깔끔하고 깊이있는 맛이라고 자부합니다.”



위기 속에 거리로 나서다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고 싶어


권용화 대표는 동그란 얼굴에 크지 않은 눈, 시원스레 웃는 얼굴이 한마디로 귀염상이다. 아이돌처럼 잘생긴 이목구비는 아니지만 그는 팬이 많은 유명인사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부터 롤모델로 닮고 싶어하는 어린 친구들까지… 엄청난 인스타(08.11_yongs) 팔로워 수와 거리에서 알아보고 악수와 사인을 청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뒤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시며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장사는 안한다’ 다짐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두 분 다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서 제가 도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보자 싶었다. 고기와 음식 맛은 자신이 있는데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워, 예전부터 계획했던 온라인 판매도 시작해보기로 했다.
“새로 발급받은 사업자등록증에 제 이름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가게는 물론이거니와 온라인 판매도 만만치가 않았지요. 검색창에 ‘돼지갈비’라고 치면 바로 ‘용쓰네’가 1등으로 올라갈 줄 알았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감만 가득차 있었던거죠.”

조선업 경기불황에 덮친 코로나19로 인하여 당시 거제 지역경제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특히나 소상공인들은 설 곳이 없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했다.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겠다 싶었던 권 대표는 거리로 나섰다.
“예전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동요에서처럼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꿈이요. 생각해보니 ‘내가 텔레비전이 되면 되겠다’ 싶더라구요. TV처럼 만든 네모난 박스를 만들어 들고 고현터미널 등 가장 번화가로 나섰습니다. 저로서는 큰 용기를 낸 셈이지요.”
처음엔 부끄러운 마음에 용쓰네 광고판을 들고 멀뚱히 서있기만 했다. 명함을 돌리고 전단지도 나눠주는 그의 간절한 1인 광고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이런 장면이 생소했던 시민들은 처음엔 선거 운동으로 오해하기도 했다고. 그리고 이틀째 되던 날 저녁, 기적이 일어났다. “저녁까지 홍보를 하고 가게에 들어서는 손님들이 줄을 서있는 겁니다. 가게에 꽉 찬 손님들께서는 일어나서 다들 박수를 쳐주시더군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웃음)."

권 대표는 더욱 힘을 냈다. 손도 흔들고 눈도 맞추며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용쓰네를 홍보했다. 코로나19 당시 OO시에서 지역 농산물을 드라이브스루로 판매한다는 뉴스를 보고는 바로 천막을 하나 사서 매대를 차리기도 했다. “거제 시민들이 많이 보시는 채널에 동영상을 틀어놓고 홍보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와주시고 구매해주셨어요. 궁금해서 사주시고, 귀여워서 사주시고… 제 손을 붙들고 울고 쓰다듬어 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기특하다고,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시는 그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지요.”

지역과도, 직원과도, 고객과도 오직 ‘상생’

애향심이 대단한 권 대표. 거제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이왕이면 거제에서 소비하고, 거제의 것을 쓰고 거제를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자 한다. 이는 다른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으로도 이어졌다.
"인스타에 업로드를 하면 많은 분들이 보시고 찾아주세요. 그런데 주변 상인분들, 특히나 오래 장사하시면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그 방법을 아예 모르세요. 안타까운 마음에 지역에 다른 업장들도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거제의 소상공인분들이 힘을 내시고 모두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지요."

나누고 함께하는 착한 기업 (주)용쓰네
할수록 어려운 장사, 더 공부하고 계속 도전할 것


아직 채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나이, 음식이면 음식, 마케팅이면 마케팅, 프로 같은 모습에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권 대표는 “장사에 관해 하나하나 직접 체험하며 많이 배워가고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장사, 사업은 정말 호락호락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우리가 얼마나 좋은 재료를 쓰는지, 어떤 마음으로 만드는지를 알리고 전달하는게 중요한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트렌드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성비를 따지다가 최근에는 프리미엄, 건강을 우선시 하면서 고급화를 따지고 있어요. 계속해서 공부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부터 결식아동돕기를 시작한 그는 지난 9월에는 거제면에 ‘용쓰네’ 식품 가공 공장을 확장하면서 개업식에서 받은 쌀 780kg을 기부하기도 했다. 쌀은 거제면, 연초면, 거제시드림스타트, 성로원, 성지원, 동상경로당, 명진경로당, 남정경로당 등 여덟곳에 전달됐다.

용쓰네 연초본점, 옥포 2호점에 이어 내년 거제에 용쓰네 3호점을 오픈한 후,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권 대표. 세컨드 브랜드로 ‘추억의 연탄구이’를 런칭, 내년 8월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선배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1142]

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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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에너지, 선한 영향력 펼치는 경남 거제의 명물 “장사 잘~하는 착한 청년 사업가로 불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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