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강지모 포맨티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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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요리 전문점, 포맨티코는 1년 365일 줄서는 맛집이다. 베트남 요리에 좋은 기억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권할 베트남 요리 전문점으로 소개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2023 부산의 맛’으로 선정되며 그 저력을 인정받았다. 주간인물은 성공한 외식경영인으로 작지만 잘 만든 웰메이드 (well-made) 매장으로 화제가 된 강지모 대표를 만났다. _박미희 기자

 

올해 마흔여섯의 강지모 대표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외식 경영인이다. 그는 경쟁력 있는 외식 브랜드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스타 소상공인’이다. 강 대표는 스물다섯, 대학을 졸업하고 지인과 동업으로 부산대학교 인근에서 첫 업장을 연 이후로 줄곧 외식업에만 몸담아왔다. 일찍이 맛에 있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투철한 장인정신과 성실함으로 인정받았다. 유명 맛집에서 셰프로 일하고 참치가공업, 돈가스 전문점, 쌀국수 전문점 등 다양한 업장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갔다. 


그런 그가 ‘쌀국수’라는 메뉴에 눈을 뜬 건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한번은 아내와 쌀국수 전문점에서 외식을 했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곳에서 일해보고 싶어 벼룩시장을 사서 구인구직난을 뒤졌죠. 아무리 뒤져봐도 그 업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은 없었어요. 그래서 아예 그 쌀국수 전문점을 찾아서 ‘사람이 필요하면 나를 좀 써 달라’고 부탁을 했죠. 그러곤 한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한 달 반 뒤에 사람을 구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다니던 업장을 그만두고 곧장 그 쌀국수 전문점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쌀국수에 눈을 떴죠.” 


특유의 근면 성실함과 남다른 열정으로 인정을 받은 그는 이후 자신의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열심히 생활했다. 작은 1인 가게지만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어 만든 수제 돈가스로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았고 수입도 괜찮은 편이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그에게 다가온 ‘마흔’이란 숫자는 인생에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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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 서른아홉쯤 되니 ‘이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스스로 들더군요. 그러던 중 우연히 부산 서면에서 열린 유명 외식 경영인의 창업 스쿨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동안 제가 셰프로서 장사를 봐왔다면 외식 경영인의 관점으로 장사를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서울에서 창업교육을 받고 저녁12시에 막차를 타고 새벽 4시 반에 부산에 도착해, 창업 교육을 받은 그날 내려와 장사하는 날이 계속됐어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서울까지 가서 공부하느라 힘들 법도 한데,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장사를 배운다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웃음). 1년 6개월간의 준비 끝에 부산대에 포맨티코를 열게 됐습니다.”


‘부산대 베트남 요리 맛집’으로 유명한 포맨티코는 1년 365일 줄 서는 가게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베트남 요리 전문점과 달리 카페를 연상케 하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손이 많이 가더라도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수제 요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저는 손님들이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업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꽃, 그림, 음악 그리고 맛있는 요리가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그림을 그리는 아내(오미영 씨)가 직접 인테리어를 했고요. 손님들이 밥 먹으러 식당에 왔다고 느끼기보다 집에 있는 것 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사실 시중에 제품이 싸고 잘 나와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뭐든 직접 만든 것만큼 맛있지는 않죠. ‘만드는 사람이 힘들수록, 먹는 사람은 좋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더라도 직접 만드는 수제 요리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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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식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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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 라이스 누들


 

제대로 된 맛이 날 수 있게 사골 뼈를 24시간 이상 끓여 진한 육수가 일품인 ‘포토뵈 사골 쌀국수’. 씹을수록 식감이 살아나는 ‘후난식볶음밥’. 신선한 야채와 누들이 어우러진 ‘비빔 라이스 누들’, 신선한 재료로 반죽을 만들고 일일이 속을 채워 싸고 튀기는 ‘에그롤’이 대표 메뉴다. 그 중 에그롤을 두고 강 대표는 “짜조(에그롤)이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날 정도 며칠이 걸려 만들지만, 고생한 만큼 맛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한다. 알록알록, 아삭한 채소와 상큼한 소스, 진한 풍미로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간 베트남 요리에 좋은 기억이 없던 사람들에게 먼저 추천하는 맛집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온종일 불 앞에서 서서 씨름하는 셰프들. 그들 사이에서 그는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맛의 중심을 잡고 있다. 오픈한 지 6년, 금방 생겼다 사라지는 업장과 달리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사랑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도 줄 서는 맛집으로 인기를 얻으며 현재, 최고 월매출 1억 원을 달성하며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2023 부산의 맛’ 선정으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베트남 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그는 가맹사업보다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자신의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며 소상공인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 


“지금도 외식경영에 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요. ‘업장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전 ‘손님이 왜 이 업장에 와야 하는지, 그 확실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답합니다. 요즘은 맛은 기본이고 손님들이 업장을 확실히 기억하고 찾을 수 있는 매력, 분위기, 서비스 등을 제공해야 하죠. 직접 업장을 운영해 매출 1억을 달성해본 사람만이 그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업장을 컨설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제가 쌓은 기술 노하우를 함께 나누며 소상공인들과 함께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어요(웃음).”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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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뵈 사골 쌀국수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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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의 맛’ 선정! ‘평범한 쌀국수로 매출 1억을 올릴 수 있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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