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서이택 국일생갈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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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숯불 위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갈비. 

구울수록 진하게 풍겨오는 소갈비 향이 침샘을 자극한다. 한입 넣으면 입안에 팡팡 터지는 육즙과 구수한 풍미에 행복해지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다. 

소갈비는 정형에 따라 안심이나 등심처럼 환상적인 마블링이 살아있는 꽃갈비, 육향이 강한 본갈비 등 다양한 부위로 나뉠 수 있다. 이처럼 손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기에 소갈비는 단연 ‘칼맛’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메뉴가 아닐까?

40년 내공, 서이택 한우갈비 명장은 소갈비의 진미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가 운영하는 국일생갈비는 서문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하다. 을 비롯해 다양한 매스컴에 보도되며 전국에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돼 그 가치와 저력을 다시금 인정받았다. _박미희 기자

서이택 대표는 한우갈비 명장이다. 4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을 하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의 터줏대감인 국일생갈비는 1975년에 개업했다. 1970~80년대 대구의 뿌리산업인 섬유 산업이 발달하면서 서문시장과 인근 섬유회관에서 일하는 상인들로 인근 상권은 늘 북적였다. 국일생갈비는 개업 초부터 ‘한우 갈비 맛집’으로 유명했다. 그러던 것을 그가 2000년도 인수한 이후로 아내, 우정숙 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대구를 대표하는 외식명가로 키워냈다. 2003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확장·이전했고 2년 전부터 장녀인 서민지 씨가 가업을 잇고 있다. 


“경북 고령이 고향이에요.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오로지 한길만 걸었죠. 고향 선배의 권유로 처음 대구 서문시장에 내려와 일을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섬유 산업이 부흥할 때라 서문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 섬유회관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로 늘 가게는 붐볐어요. 국일생갈비를 인수한 이후로 아내와 식당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가장 좋은 한우를 대접하기 위해 늘 노력해왔습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짝 갈비를 정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날 들여온 신선한 짝 갈비를 노련한 솜씨로 썰어내는 모습은 이미 단골손님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일찍 이 가계를 일으키기 위해 정형 기술을 배운 서이택 대표는 모두가 인정하는 베테랑이다. 40년 내공이 묻어나는 그의 손끝에서 선홍빛 한우 꽃이 피어난다. 


“초창기, 다른 식당은 거세우, 암소를 쓸 때 저는 황소를 썼어요. 황소는 다른 소에 비해 구수하고 진한 맛이 월등하죠. 하지만 누린내가 심해 제대로 다루고 숙성하지 못하면 절대 식당에서 못 쓰거든요. 저만의 기술이 있었기에 그 당시에 남들이 하지 않은 황소 갈비를 내놓을 수 있었죠. 지금은 가장 좋은 암소를 선별해 직접 정형해서 손님들에게 내놓습니다. 농장에서 사육하고 유통하는 과정이 변하다 보니, 지금은 황소를 취급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암소 중에서도 한두 번 새끼를 낳은 60개월 미만의 어린 암소를 골라 써요. 그래야 누린내가 나지 않고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집 단골들은 고기에 대해서는 작은 의심도 없다. 가장 좋은 한우를 고르고 골라, 직접 장만해 손님상에 내야 직성이 풀리는 주인 내외를 익히 알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왔던 아이가 어엿한 가장이 되어 찾는 집. 손님들과 함께 세월을 보낸 서이택 대표는 “믿고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이 있어 어려운 고비도 잘 넘길 수 있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나타낸다. ‘서문시장 터줏대감’, ‘대구 한우갈비 명장의 집’으로 알려지며 등 다양한 매스컴에 소개됐다. 코로나 19에도 줄 서는 가게로 골목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


“코로나 19가 한창 유행할 때도 방역, 청결에 신경을 써서 많은 손님이 안심하고 식당을 찾아주셨어요. 노포는 특유의 감성은 있지만 청결하지 못한다는 인상이 있잖아요. 그래서 최근에 실내 리모델링을 해서 청결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요. 힘든 고비마다 곁에서 함께 애써주는 아내와 직원들, 멀리서 찾아준 손님들에게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웃음).” 


서이택 대표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CEO다. 특유의 근면 성실함으로 식당을 성공시킨 그는 경북대학교 외식경영 과정, 대구 카톨릭대학교 외식경영 과정을 졸업하는 등 만학의 열정을 꽃피우고 있다. 한식 조리사들과 외식 경영인들과 교류하며 지역 외식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그를 닮은 2세 경영인, 서민지 씨도 야무진 실력파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춰 새로운 문화와 테마로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인근에 한옥을 매입해, ‘국일관’을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국일생갈비는 오랜 세월, 손님들과 함께해온 대중적인 노포라면 새로 오픈할 국일관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하이엔드 매장이에요. 이를 통해 중장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백년가게 선정으로 그간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을 해온 그는 남다른 감회를 말했다. “자부심을 느껴요. 주변에 규모가 큰 식당들은 사라진 곳이 많거든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해온 결과,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백년가게로 선정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늘 그랬듯이 앞으로도 한눈팔지 않고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1154]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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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갈비 명장, 서이택’ 47년, 서문시장의 터줏대감, 백년가게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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