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김미라 신카스테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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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고 폭신하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새로운 카스테라. 

대한민국은 지금, 다시 카스테라 열풍이 불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대만 카스테라, 유서 깊은 나가사키 카스테라와 차별화된 새로운 맛과 예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된 카스테라가 있다. 바로 부산 기장 공수마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신카스테라가 그 주인공. 일본 도쿄의 유명한 카스테라 전문점의 한국 분점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사실, 이 카스테라는 레시피 개발부터 브랜딩까지 한국인이 개발한 참신한 브랜드다. 주간인물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 새로운 카스테라 문화를 소개하는 외식경영인, 김미라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기존의 뻔한 선물과 확연히 다르다. 

부산에만 있는 특별한 음식, 신카스테라는 요즘 빵지 순례지로 색다른 부산 선물로 인기다. 화학첨가물,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직 밀가루, 계란, 우유, 설탕, 기름으로만 만든 건강한 카스테라. 기존 카스테라와 달리 풍부한 계란 머랭을 살려 끈적하지 않고 촉촉하고 폭신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밀가루가 적게 들어갈뿐더러 지나치게 달지 않아 어르신부터 어린아이들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카스테라는 없었다! 맛있는데, 예쁘기까지... 특허받은 기술로 카스테라에 예쁜 그림이 가득하다. 카스테라를 형상화한 개성 있는 공간 디자인부터 귀여운 패키지까지... 소장하고 싶은 개성이 넘친다. 어디서든 TAKE-OUT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 카스테라부터 플레인, 생크림샌드, 하프(Half)상품, 예쁜 그림이 그려진 디자인 카스테라, 예약하면 이니셜을 새겨주는 생일 카스테라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급속냉동 카스테라를 구매할 수도 있다. 해동하면 갓 나온 카스테라처럼 촉촉하고 폭신한 맛이 그대로다. 


새로운 카스테라를 소개하고 있는 김미라 대표는 뛰어난 외식경영인이다. 한국에서 건축을 공부한 그녀는 일본 건축회사에서 공간 디자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2006년부터 레스토랑 운영에 참여한 김 대표는 오너셰프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 한국 채식 레스토랑, ‘코리아 허브 다이닝 시마이야’를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키워냈다. 신주쿠발전위원회 부위원장, 한인회 이사 등으로 교포사회의 발전과 한-일 교류 활성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일본 요리 TV 프로그램의 패널로 활동하며 한식을 알렸다. 성공한 외식경영인으로 야심 차게 사업을 준비하던 중 2013년 갑작스러운 한일 외교갈등으로 일본 현지에서 반(反)한 감정에 부딪히며 사업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실의에 빠져있던 그녀의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한 사업가의 진심 어린 응원으로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고 싶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그녀를 믿고 어떤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 그렇게 머리도 식힐 겸 딸과 한국으로 떠난 그녀는 서울 명동에서 당시에 유행하던 대만 카스테라를 처음 접했다.

“서울 명동에서 사람들이 긴 줄을 서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영문도 모르고,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섰어요. 항상 제 업장에 줄 서있는 손님들이 맞이하기만 했지 어떤 마음으로 손님들이 줄을 서는지 알 수 없었거든요. 역지사지로 손님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어요. 긴 줄 끝에 커다란 판을 뒤집어 오븐에서 갓 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큰 카스테라를 써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순간, 주변에 있던 모두가 아~! 하고 탄성을 터트렸죠. 요리로 이렇게 큰 감동을 받을 수 있구나! 셰프가 아닌 줄 서는 손님의 입장이 이해가 가더군요. 그때 본 퍼포먼스가 너무 인상 깊었고요. 또 너무 맛있었어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감동을 손님들에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길로 비행기를 타고 타이완까지 가서 현지 원조집을 방문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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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한국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 본사와 일본 총판 계약 체결을 준비했다. 계약을 하루 앞둔 날, 먹거리 X파일에 대만 카스테라가 방영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제과제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부족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판단한 그녀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 임대 계약을 마치고 오픈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큰 어려움을 당면했다. 본사가 힘든 상황에 부닥쳐 연락이 잘 취해지지 않았고 슈퍼 바이저 요청도 할 수 없었던 것. 끝내 본사를 통한 어떤 지원과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했고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카스테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갑작스럽게 본사가 어려워지면서 어떤 지원도 보상도 받지 못했어요. 오븐을 다루는 것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스텝들과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했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본사가 교육받았던 단순한 레시피와 달리 그날그날의 온도, 습도에 따라 오븐 온도와 굽는 시간 등이 저마다 달라야 한다는 것을 터득했습니다. 한번은 우연히 제분 회사의 실수로 기존과 다른 밀가루가 배달됐고 그 밀가루로 한번 시도를 해봤는데 오히려 더 좋은 맛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기존 레시피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간소한 공정으로 더 좋은 맛을 내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단맛을 줄이고 밀가루를 적게 넣으며 풍부한 계란 머랭을 살려 촉촉하고 폭신한 식감을 만들어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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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이 갈라지는 기존의 카스테라와 달리 신카스테라는 표면이 매끈해 다양한 이미지를 그릴 수 있다. 새로운 레시피와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았다. 다수의 특허를 취득해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다. 카스테라를 상징하는 패키지와 인테리어도 다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작품이다. 다년간의 노력 끝에 2017년 일본 도쿄 코엔지역 앞에 1호점을 오픈,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치열한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카스테라로 우뚝 선 것. 그 비결로 김 대표는 손님들과의 소통을 첫 번째로 들었다. 손님의 의견을 경청해 TAKE-OUT이 편리한 컵 카스테라, 소용량의 하프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출시한 것. “코엔지역 앞에 5평 남짓한 빌딩 1, 2층에서 문을 열었어요. 그러나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줄 서는 매장이 됐죠. 줄 서는 진풍경 속에 사람들이 ‘카스테라, 카스테라’ 이렇게 외치고 다녔어요. 일본의 여러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고요. 오랜 역사의 나가사키 카스테라처럼 기성 문화가 뿌리 깊은 곳에서 ‘새로운 카스테라’를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과감한 도전이었죠.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맛, 새로운 문화를 소개한다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명을 새로운 카스테라 문화를 소개한다는 뜻에서 신(新)카스테라로 지었어요.”


일본은 물론 베트남,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신카스테라를 따라 하는 곳이 생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그러던 중 코로나19의 출연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기존 제품은 방부제를 쓰지 않아 2~3일로 유통기한이 짧았다면 급속냉동한 카스테라를 냉장 배송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을 도입, 유통기한을 6개월로 늘렸다. 이 결과 전국에 신카스테라를 알릴 수 있었고 팬데믹 전보다 2~3배 높은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외식기업의 합작 제안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고사한 상태다. “돈을 쫓기보다 신카스테라의 창업정신을 이어나겠다”라는 게 김미라 대표의 생각. 신카스테라는 2022년 부산 기장 공수마을에 문을 열어 새로운 카스테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올해 9월, 부산 해운대점을 열었고 부산 광안리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인기를 얻자 이곳저곳 신카스테라를 따라 하는 곳이 많지만, 원조는 변함없이 이곳 신카스테라 뿐이다. 본점의 철학과 신념을 지켜나가기 위해 가맹사업에 신중한 입장이다. 초심 그대로 새로운 카스테라 문화를 소개하는 외식명소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인으로 이제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싶었어요. 한국 최초로 카스테라 전문 레스토랑, 카스토랑을 여는 것이 목표예요. 이를 통해 한국에 새로운 카스테라 문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음식은 영혼이 담긴 하나의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신카스테라는 손님들에게 카스테라를 파는 곳이 아닙니다. 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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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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