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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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구산동돼지국밥은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쌀 800kg을 북부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했다. 구산동돼지국밥은 2대째 이어져 오는 30년 전통 돼지국밥집이다. 이번 쌀 기탁 외에도 정기적으로 쌀을 기탁하는 등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에 기탁한 쌀은 저소득층 취약 계층 80세대에 전달됐다. 주간인물은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전통을 계승, 발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구산동돼지국밥은 김해에서 돼지국밥 하면 손꼽히는 외식명가다. 1992년, 부산 하단에서 1대 김순애 대표와 방일조 대표가 ‘오리오돼지국밥’으로 문을 열었다. 1999년 김해 구산동으로 자리를 옮겨 ‘구산동돼지국밥’으로 상호명을 변경하고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해 김해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 장남, 방성훈 대표가 가업을 잇고 있다.


방성훈 대표는 유망한 외식 경영인이다. 부산대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형 유통 체인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3년 전부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 가업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려운 경기에도 줄 서는 업장을 만들며 노포의 정신을 계승, 발전하고 있다.  


“1992년, 부산 하단에서 ‘오리오돼지국밥’으로 처음 문을 열었죠. 그 당시, 사업 실패로 어려운 가계를 일으키기 위해 어머니가 유명한 돼지국밥집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워서 창업하셨어요. 15평 남짓한 작은 가게인데도 하루 150명 넘게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동아대 교수님들과 학생들, 인근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분들로 늘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온종일 어머니는 더운 가마솥 앞에 서서 토렴을 하느라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곤 하셨어요. 아버지 역시 어머니와 함께 1년에 며칠 쉬시지도 못하고 오로지 가게에만 매달리셨죠. 돼지국밥집을 운영해서 4남매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친 부모님의 사랑,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손님에게 맛있는 돼지국밥을 대접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셨던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부산, 경남 유명한 돼지국밥 명가들 사이에서도 이곳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돼지국밥 맛집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용하는 재료부터 남다르다. 김해 최초, 식육 면허를 받은 이곳은 김해 도축장에서 갓 도축한 신선한 국내산 돼지를 받아 직접 정형을 해 쓴다. 국내산 배추를 천일염에 절여 직접 담근 배추김치를 내놓고 소금도 히말라야 핑크솔트를 쓴다. 요즘도 새벽에 일어나 엄궁동 도매시장에 나가 직접 장을 보는 방성훈 대표는 “재료가 맛”이라며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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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먹을수록 당기는 돼지국밥 한상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노포의 경영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맥락으로 서울,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교육에 참여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경영도 그렇지만 식재료만 보더라도 기존의 통념과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예를 들어 돼지만 보더라도 예전에는 품질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산지를 따졌다면 지금은 요리에 적합한 품종을 따지는 것이 더 맞아요. 다양한 돼지품종 중에 구이에 적합한 품종, 탕반에 적합한 품종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죠. 앞으로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좋은 재료를 찾아 손님들에게 내놓을 계획입니다(웃음).”


하루 12시간, 1,000인분의 대형 가마솥에 돼지 사골을 넣고 푹 고아낸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뽀얀 국물은 간을 하지 않아도 국물만 먹어도 맛있다. 신선한 돼지 사골을 제대로 우려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 깊고 구수한 맛이 먹으면 먹을수록 당긴다. 거기에 감칠맛 나는 새우젓과 양념장으로 간을 하고 부추를 듬뿍 넣어 직접 담근 맛있는 김치를 얹어 한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돼지국밥, 경상도의 맛이다. 


진국, 이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가마솥 앞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탕을 끓인다. 30년, 노포의 내공에 젊은 외식 경영인의 열정을 더해 새롭게 전통을 계승, 발전하고 있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울 수 있는 요리가 바로 돼지국밥이에요(웃음). 친근한 서민 음식으로 시작해 이젠 지역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향토음식으로 계승, 발전하기 위해 많은 분과 함께 노력하고 있어요. 많은 외식 경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시도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한창 어려울 때, 본격적인 경영일선에 나선 그는 그동안 많은 연구와 시도를 거듭했다. 부모님의 청춘을 받친 업장,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은 아이가 어엿한 가장이 되어 찾는 집. 30년 전통, 돼지국밥 노포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것. 새롭게 리모델링을 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고 근무시간과 작업 공정을 조정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로 기존 레시피를 조정해 맛을 업그레이드했고 신메뉴 개발로 경쟁력을 높였다. 팬데믹 이후, 고물가와 인력난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기존보다 매출이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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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 기탁식

 

사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그는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부산 연지교회 집사이기도 한 방 대표는 관내 사회복지관을 찾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해왔다. 이번 백미 기탁도 그동안 품어온 사회공헌의 의지를 실현한 것이다. 


전통을 계승, 발전하는 백년가게. 지역을 대표하는 외식명소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의 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오랫동안 사랑받는 외식명소를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한 분야에서 1등이 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산동돼지국밥의 장인정신을 이어나가는 사람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1155]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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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웃사랑 실천한 30년 전통, 2대째 이어온 돼지국밥 명가 - 방성훈 구산동돼지국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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