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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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주 평거동 ‘야래향’이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장수 소상공인의 성공모델을 확산하고자 시행하는 제도로 한우물 경영, 집중 경영 등 지속 생존을 위한 경영비법을 통해 고유의 사업을 장기간 계승, 발전시키는 소상공인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에 백년가게로 선정된 야래향은 4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화교 중식당이다. 중식당으로는 찾아보기 드문 비건요리 전문 식당으로 진주시민들이 사랑하는 노포다. 주간인물은 대를 이어 발전하는 백년가게, 야래향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야래향은 진주에서 손꼽히는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화교 요리사였던 1대 故 손희랑 대표에 이어 2대 故 손소평 대표가 1960년대 진주 중앙시장에서 ‘연승반점’을 열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1975년 진주 중앙동으로 이전, 상호명을 ‘야래향’으로 변경하고 2000년 지금의 진주 평거동으로 이전했다. 10여 년 전부터 손덕승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 가업을 승계했고 현재, 그의 장남 손육빈 대표가 가업을 잇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야래향은 ‘밤에 피는 꽃’이란 뜻의 독특한 상호만큼이나 이곳은 중식당에서 흔하지 않은 비건요리 전문점으로도 유명하다. 육류는 물론 오신채 중에서 중화요리에 주로 사용되는 파와 마늘도 사용하지 않는다. 도마, 칼판, 튀김기 등 조리 도구도 일반용과 비건용을 구분해서 사용할 정도다. 손이 많이 가고 맛을 내기도 까다로운 비건요리. 그래서 비건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중식당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이곳은 정통 중화요리를 비롯해 특색있는 비건요리로 진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외식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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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승 대표와 아들 손육빈 씨


“진주, 사천 등지로 산사 순례를 하는 단체 손님들이 예약하고 찾는 경우가 많아요. 중식당 중에서 비건요리를 하는 곳이 드물다 보니 일부러 멀리 진주까지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많고요. 비건이 아니면 식사를 할 수 없는 손님들이 ‘오랜만에 중화요리를 먹을 수 있어 좋았다’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일하는 보람을 느낍니다(웃음). 앞으로도 비건 요리 전문점으로 자부심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야래향은 진주시민들이 사랑하는 노포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았던 아이가 어엿한 가장이 되어 다시 찾는 집인 것. 증조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내려온 전통은 80년에 달하지만, 문서상 업력은 44년이다. “백년가게 신청을 위해서 사업자를 낸 기록을 찾아봤어요. 2000년대에 사업자를 낸 자료를 찾을 수 있었지만 1980년대 자료를 찾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 당시는 화교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제약을 받던 시절이었고, 외국인 법에 근거해 주민등록 뒷자리가 임의로 설정이 되어있어 찾을 수 없었던 거예요. 사업자를 내고 사업을 했다면 분명 세금을 낸 내역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역으로 추적해 1980년대 사업자를 낸 기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신 담당 공무원분도 ‘진주시청에 근무할 때 직원들과 진주 중앙시장에 있던 가게를 자주 찾았다’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더라고요. 이미 2000년대 기록으로 신청을 한 터라 지금 당장은 문서상 업력을 수정할 순 없지만, 아직도 야래향을 추억하는 진주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웃음).” 


증조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4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화상의 요리 솜씨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깐풍 스타일의 요리부터 2대 故 손소평 대표가 개발했다는 물짜장과 손덕승 대표가 개발한 사시사철 먹어도 맛있는 냉짬뽕도 인기 메뉴다. 뜨거운 불 앞에서 노련한 솜씨로 웍을 달궈 요리를 완성하는 모습에서 노포의 내공이 느껴진다. 중화요리의 전통을 계승, 발전하고 있는 손덕승 대표는 아들, 손육빈 씨에게 노포의 정신과 중화요리 기술을 사사하고 있다.


“아버지는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죠. 그래서 늘 주방에서 엄격하셨어요. 저는 원래 대학을 졸업하고 여행 가이드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가게 일을 도우러 잠시 진주로 내려왔죠. 딱 2달만 일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것이 이렇게 평생 일하게 됐네요(웃음). 개업 초부터 진주시청과 인근 관공서 직원들, 주민들도 모두 다 알 정도로 유명했었어요. 그러니 화교 요리사로서 아버지의 명성은 높았습니다. 제가 아버지께 요리를 배울 때만 해도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우던 시절이었어요. 지금은 대견하게도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일을 배우고 있고요. 저보다 쉽게 요리를 배우고 또 일관된 맛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레시피를 계량화하고 공정을 체계화했어요.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란 뜻에서 지금은 지분의 50%를 준 상태고요. 몇 년 후에는 아들에게 완전히 가업을 맡길 생각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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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故 손소평 대표와 어머니, 손덕승 대표

 

뚝심 있는 한 우물 경영으로 대를 이어 발전하는 백년가게를 만들어가는 야래향. 앞으로 진주를 대표하는 중식당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앞으로 진주를 대표하는 중식당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점점 커지는 비건 시장에 비전을 보고, 앞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비건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이를 통해 4대째 내려오는 가업을 계승,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앞으로 대를 이어나가는 백년가게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어요!(웃음)” [1155]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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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 4대째 내려오는 화교 중식당 ‘백년가게’ 선정 - 손덕승 야래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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