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동향에 연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세계시장점유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의 세계시장점유율이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던 전기차 배터리용 고방열 실리콘패드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소재전문기업이 있다. ㈜코모텍은 각종 전자기기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외부로 전달하는 열전도용 실리콘패드 생산기업으로 중진공으로부터 ‘K-예비 유니콘 유망기업’에 선정,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국내 실리콘 소재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다져온 윤재만 대표. 30여 년간 지속된 그의 땀과 노력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_정효빈 기자


화학공학을 공부했던 청년은 자신의 전공인 실리콘을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해 처참한 실패를 맛봤고, 이후 모든 의욕을 잃고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큰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잃었던 순간, ‘너의 전공을 살려 다시 한번 도전해보라’며 오랜 벗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사업 자금을 마련해줬다. 수차례 거절했지만 친구의 결단은 확고했고, 그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다시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번 모든 것을 잃어보고 나니,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과 보람이 배가 됐다.

실리콘 소재 분야 한 길만을 묵묵히 걸어오며 부단히 기술경쟁력을 다져온 윤재만 대표. 화학공학박사 출신의 그는 실리콘 소재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리콘 응용기술 보유기업인 ㈜TMB를 창업했다. ㈜TMB는 국내 최초로 의료용 실리콘 점착제를 개발해내며 일찍이 메디컬 및 뷰티 실리콘 소재 분야의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아토피솔루션, 하이드로겔·하이드로콜로이드 패치 등 다양한 기능성 실리콘 소재 및 제품을 개발해내며 업계의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이후 윤재만 대표는 외국계 기업이던 ㈜코모텍을 인수해 실리콘 고분자를 이용한 방열 기능을 연구·개발하며 각종 전자기기와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실리콘 방열패드 전문기업으로 일궈냈다.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실리콘 패드 제조공장을 보유해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가고 있으며, 원자재 메이커와의 교섭 능력을 토대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코모텍이 국내 철수를 결정하며 제게 기업인수 요청을 해왔습니다. 당시 코모텍은 적자에 시달리던 상태였지만, 제가 실리콘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기존의 코모텍이 가진 고방열 배합기술이 합쳐진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죠. 최근 관련 시장의 성장으로 반도체와 2차전지, 배터리에 적용되는 방열패드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1년 매출액 700억 원을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모텍은 업계 최초로 방사선 조사 기술을 적용해 실리콘 패드의 오일 브리드 현상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가공기술을 특허출원했으며, 가공성과 제품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미래형 열전도 소재를 자사 제품군에 추가하게 됐다. 코모텍의 고성능 실리콘 방열패드는 차량 전장부와 전기차용 배터리에 접목돼 효과적인 절연·방열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반도체, 혼다 바이크, KR 모터스 등 굴지의 기업에 방열패드를 공급하는 눈부신 성과도 달성했다.

“창업 초기에는 거래처 확보를 위해 1년에 7~80,000km를 직접 운전해 다니곤 했습니다. 새벽 일찍 길을 나서야 미팅 약속을 잡은 회사의 출근시간에 딱 맞춰 도착할 수 있었죠. 그렇게 일과를 시작해 쉬지 않고 달려야만 하루 여섯 개의 스케쥴을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목표 의식이 분명했고, 제 일에 절실하게 매달려보니 점점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이와 동시에 힘든 시절의 저를 일으켜준 사람들에게 보답해야겠다는 의지도 피어올랐습니다.”

자신을 ‘타고난 일벌레’라 소개한 윤재만 대표. 힘든 시기를 극복한 덕분인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음이 항상 즐겁고 값지게 느껴진단다. 부지런한 윤 대표 덕에 그와 함께 하는 직원 모두가 나태해질 틈이 없지만 “우리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는 진심이 전해져서인지, 그와 함께 하는 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가진 것 없이 시작했고, 아직도 이룬 것이 많지 않다”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감사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는 윤 대표. 꾸준한 나눔으로 사회 환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그는 “최근 거액을 기부한 기업인의 소식을 듣고 참으로 부러웠다”며 “저 역시 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인으로 남고 싶다”며 눈을 반짝인다.

‘늘 처음처럼’이라는 가치관 아래 끝없는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며 “시대의 요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을 선보이고, 앞선 기술력을 먼저 제안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전한 윤재만 대표. 그는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늘 다가오는 내일을 준비할 것이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메디컬 및 뷰티 실리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TBM에서는 탈모 관련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코모텍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추어 관련 소재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혁신적인 제품군을 개발해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고방열 분야의 시장이 블루오션화 될 것으로 내다보며, 전기차 시장의 태동으로 저희 코모텍이 제시하는 고방열 솔루션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1111]

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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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규모 실리콘패드 제조공장 보유 - 전기차 배터리용 고방열패드 국산화 이뤄낸 실리콘소재전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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