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부산시청 로비에 들어설 예정인 부산시청 열린도서관 건축설계 제안공모에 부산 지역 건축사무소 ‘오프니스’와 ‘안목’을 공동 설계자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최종 선정된 설계안이 독창적이고, 콘셉트와 디자인이 매우 우수하다고 밝혔다. 또한, 시청 로비 공간이 ‘부산다운 건축’으로 좀 더 개방적이며 자유로운 공간, 시민의 일상과 어우러진 친근한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인물은 색깔 있는 건축으로 지역 건축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부산시청 열린도서관 건축설계 제안공모에서 공동 설계자로 선정된 이대용 소장과 안태두 소장은 실력있는 차세대 건축가다.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동문인 두 사람은 각각 서울 아뜰리에17과 제로투엔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후 부산 가가건축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쌓은 그들은 울산시립미술관 설계공모 당선되는 등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신의 건축 세계를 펼치고자 올해 초, 건축사사무소 오프니스와 안목을 열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솔직함, 마음이 열려있음,
트여 있음을 뜻하는 ‘오프니스(openness)’


그 독특한 사명에는 건축에 대한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려는 이대용 소장의 건축 철학이 녹아나있다. “나에게 맞는 건축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때, 그때 놓인 상황에 맞게 가장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국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고 이것이 쌓여 조금이나마 부산 건축문화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에 있어 솔직하고 열린 태도로 다가가려는 마음을 담아 오프니스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식, ‘안목(眼目)’


타고난 심미안으로 건축을 이해하는 뛰어난 안목을 지닌 안태두 소장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편안한 건축을 지향한다. “안목이 뛰어나다고 할 때, 그 안목의 의미도 있지만 편안한 안(安)에 나무 목(木)이란 뜻도 담고 있어요. 즉,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는 사람처럼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편안한 건축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건축을 할 때 대지가 지닌 특징과 주변 환경을 잘 이해하고 건축물의 목적과 필요성에 부합하는 건축을 하기 위해 노력해요. 어찌 보면 외관 등은 부가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죠. 화려한 외관보다는 소재가 갖고 있는 본연의 성질과 아름다움을 살리고자 합니다. 이렇게 건축에 있어 잘 정제된 질서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개업 6개월 만에 남해 soc 꿈나눔 센터 3위 입상(with 이와림), 울산 바다도서관 설계공모 최우수작, 경부선 상동역사 증축 설계공모 최우수작(with 이와림), (가칭)부산예술학교 건축설계공모 당선(with 이와림, 안목), 부산시청 열린도서관 제안공모 당선(with 안목)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부산시청 열린도서관 제안공모 당선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부산의 얼굴을 만드는 일인 만큼 느끼는 책임감도 크다고. “열린도서관은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부산시청 로비에 지어지기 때문에 공공성에 초점을 맞췄어요. 이동하는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통행로를 확보하고 나머지 영역을 마루처럼 구성해 실제로 사람들이 오가는 중에도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부산시청 열린도서관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부산의 얼굴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복지를 실현하는 건축, 그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처럼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는 공간을 기획한 남해 soc 꿈나눔 센터 설계, 가파른 경사에 놓인 대지의 한계를 수용하고 자연과 책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을 기획한 진주 동부도서관 설계,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도서관인 울산 바다도서관 설계, 오랜 역사를 지닌 상동역의 과거와 현재를 이은 경부선 상동역사 증축 설계, 수백년 된 보호수를 지키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예술학교를 기획한 부산예술학교 건축 설계 등 다양한 작품으로 색깔 있는 건축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인테리어한 공유 오피스에서 함께 꿈을 이뤄가는 젊은 건축가들의 모습은 건강했다. 건축 수요가 많은 서울, 수도권에 인재가 몰리는 현실에서 고향, 부산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청년들은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지역 건축계 발전을 위해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현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서울은 높은 지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축비가 낮아요. 건축비에 더 투자를 하더라도 임대료 등으로 충분히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보니 좋은 디자인의 가치를 아는 클라이언트들이 많죠. 반면에 부산은 건축주들 대부분이 ‘평당 얼마에 지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좋은 디자인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이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될수록 더 좋은 건축을 하려는 건축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들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공모전 심사과정에 절차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건축가들이 공공건축에 접근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공모전이에요. 하지만 기술검토 과정에서 법규, 제도 위반 등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부분을 도면 몇 장으로 판단하다 보니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제대로된 기준으로 공모전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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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활기찬! 부산다운 건축을 이끄는 젊은 건축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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