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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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내가 가장 잘한 일은 한산도 제승당을 통째로 구입한 일이다. 


충무공 이순신께서 임진왜란 개전 초기 적의 해상보급로를 차단하여 풍신수길의 전의를 처참하게 꺾었던 저 청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을 이룩한 때가 1592년 7월 8일이었다. 전라좌수사로 근무하며 남해바다에 신출귀몰하는 적을 막기에 여수의 전라좌수영이 너무 서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듬해 1593년 7월 이곳 한산도 두억개에 진을 만든 것이 바로 한산진영이었다.


그해 8윌 조정에서 이순신에게 직제에도 없었던 전라좌수사 겸 초대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함으로써 이곳이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이 되었다. 공께서는 이곳 한산진 운주당에서 3년 6개월 동안 다시 일어날 왜적의 침략에 대비했다. 수많은 함선을 건조하는가 하면 군량미를 비축하고 군사를 훈련시켰다.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 유명한 난중일기도 대부분 이곳 한산진에서 씌여졌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예언대로 1597년 2월 다시 전쟁이 일어났으니 이를 정유재란이라한다. 온 나라가 왜적에게 짓밟히고 있는데도 조정은 왕명 거역죄로 이순신을 운주당 층계에서 영장도 없이 체포·구금하여 서울로 압송해 갔다. 그해 7월 제2대 통제사 원균의 칠천량해전 참패로 그 막강했던 수군은 거의 궤멸당하고 한산진영 또한 초토화되고 말았다.


거의 죽음 직전에 풀려나 백의종군 길에 제3대 통제사를 다시 맡은 공께서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쟁이 끝나자 공은 이 싸움은 ‘천행’이라고 말하며 공을 하늘에 돌렸다. 이듬해 1598년 11월 노량해전에서 순국하고 제107대 조경 통제사가 이곳 한산진터를 찾아 다시 복원하면서 제승당이라는 편액을 단 이후 지금껏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산대첩 당시 무인도였던 이곳 한산도를 눈여겨 보았던 이순신의 혜안으로 왜적의 침입을 막는 군사기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안에서는 바깥을 훤히 볼 수 있어도 바깥에서는 아무리 보아도 저 안에 이순신 부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없다.


한산진은 만灣이 깊어 전선을 정박하기 용이하고 물이 좋아 식수와 농수를 함께 확보할 수 있었다. 염전을 일구어 소금까지 생산할 수 있었으니 천혜의 군사 요충지였다.


충무공 이순신의 혼이 살아 숨쉬는 이곳이야말로 내가 가장 길지로 삼고 삶이 힘들 때마다 찾았던 곳이다. 이런 한산도 제승당을 통째로 가지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줄곧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고민 끝에 남양주에 계시는 목우당 김봉빈 화백께 제승당을 통째로 사고 싶다고 부탁드렸다. 김 화백은 2018년 현직에 있을 때 ‘통영을 스케치하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 통영으로 와 통영 풍경을 그린 인연으로 나와 자주 소식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김화백의 고향이 울돌목 진도일 뿐만 아니라 충무공 이순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꼭 그분이 그린 제승당을 갖고 싶었다. 화백께 나의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단번에 나의 의견에 공감해 주었다.


<한산섬의 꿈(13호)>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태어났고 지난  2023.12. 22. ~ 12. 27. 서울 코엑스 아트페어에 전시된 이후 드디어 우리집으로 왔다. 때마침 지난 2023. 12. 31. 425주기 충무공 이순신 기신제(착량묘)에도 참석하였고 그날 김한민 감독의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까지 보았으니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뜻깊은 한 해였다. 이제 꿈에도 그리던 한산도 제승당을 통째로 구입하였으니 남은 인생 작은 이순신이 되어 더욱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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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철은

- 경남 통영 산양에서 출생

- 2002 수필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통영문인협회 회원

- 산양읍지편찬위원회 사무국장 역임

- 통영시지 편찬위원회 집필위원 역임

- 통영시 관광마케팅과장, 관광과장 역임

- 현 통영쪽빛감성학교협동조합 대표

- 저서

   <통영 르네상스를 꿈꾸다>, <통영과 이중섭>

   <통영의 신목>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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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글] 한산도 제승당을 사다 - 김순철 통영쪽빛감성학교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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