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1-3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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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야, 아냐, 산초지~ 무슨 소리! 제피가 맞아”

추어탕에 필수로 꼭 들어가야 하는 흑갈색 가루 때문에 한바탕 혼란이 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조피’, ‘젠피’, ‘제피’ 등 제각각으로 부른다. 정답은 바로 ‘초피’다. 산초는 초피와는 아예 다른 식물이다.

추어탕에 넣는 향신료 ‘초피’는 초피나무 열매로 한반도 남부 지방과 동해 연안에 자생한다. 키가 3m 정도 자라고 가지에 가시가 있다. 5~6월에 꽃이 피고 8~9월에 열매를 맺는데 입안에서 ‘화~’ 하고 터지는 향이 독특하다. 혀를 얼얼하게 하는 것은 후추와 비슷하나 후추와 달리 신맛이 강하다. _김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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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와 많이들 헷갈리시는 ‘산초’는 산초나무 열매로 우리가 잘 아는 산초 기름을 만드는데 주로 쓰입니다. 사실 산초는 얼얼하지도 시지도 않아요.”


경남 밀양에 위치한 ㈜우정은 초피 열매 재배ㆍ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작년 여름 일본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올해 5월에 2만 5000달러, 지난 8월에는 47만 5000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대비 170% 증가한 50만 달러(한화 약 6억 4000만 원) 수출을 달성했다. 우정호 대표는 국내에서 혼돈되어 쓰이는 초피를 제대로 알리는 한편, 재배 기법을 공유하고 초피 재배단지 조성을 통해 생산 농가를 늘리는 등 초피 수출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13년을 근무한,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기도 하다.

“어머니께서 홀로 20년간 초피를 키우면서 일본으로 수출을 하고 계셨어요. 당시만 해도 농업에 관심이 없던 저로서는 얼마나 어렵게 그만큼 이뤄내셨는지 잘 알지도 못했었죠. 지금와서 보면 농사일부터 복잡한 행정업무까지 오롯이 혼자 힘으로 해내셨다는 게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산 초피를 최상품으로 여긴다. 당연히 가격경쟁력도 높지만, 충분한 노하우 없이는 키우기 까다로운 작물이라 농가 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 대표는 “70% 정도가 일본으로 수출된다”며 “국내에서는 초피를 절인다는 것에 대한 인지가 거의 없지만, 일본으로는 주로 절임용으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알싸한 맛이 해산물, 생선회 등과도 잘 어울리고 염증을 없애는 약리적 기능까지 있어 인기가 매우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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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밀양시 업무협약식

 

 

해병대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우 대표가 청년 농업인으로 변신하게 된 데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해병대에 오시는 강사님이 계셨는데, 저를 아주 좋게 보셨나 봐요. 조직에서 계속 정체되어 있기보단 좀 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하고 있을 때, 6차 산업과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등에 대해 알려주시더라구요. 경북 영덕에서 관련 교육을 받으며 농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어머니께서 하고 계신 초피 농사의 부가가치를 좀 더 올리고 공부한 내용들을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2019년, 경남 밀양으로 내려왔습니다.”

2021년에 설립된 ㈜우정은 현재 노지용 농장 300여 평, 포트용 재배사인 2농장 380여 평에서 초피를 키우고 있다.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PC와 스마트폰 등으로 원격 자동관리하며, 생산 효율성뿐만 아니라 편리성도 높였다.

“농업이 미래산업이 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졌다는 그는 전국에 초피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찾아다녔다. 하지만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제가 원하는 명확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초피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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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농수산물 수출탑 수상

 

함께하고 있는 해병대 후배, 김규식 팀장 역시 기대되는 청년 농업인이자 우 대표에게는 든든한 동반자다. 패기 있게 도전하지만, 간혹 실패하는 귀농 청년들에 대해 “바르고 명확하게 이끌어주는 멘토가 없어서인 것 같다”며 솔직한 마음을 밝히며 “우정호 선배와 같이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집중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존경의 마음을 전해 보였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지요. 한 번씩 선배와 ‘해병대 정신이 농사를 짓는데도 확실히 통한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안되면 되게 하라’보다는 ‘안되면 될 때까지 하라’가 더 명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더라구요(웃음).” - 김 팀장은 스마트팜혁신밸리지 3기 교육생이었던 우정호 대표에 이어 현재 4기에 합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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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청년농업인4-H연합회장을 역임한 우 대표. 연합회는 김장배추 후원, 산불진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 대표는 “앞으로 연구개발(R&D)로 수출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초피나무 재배단지 조성을 통해 판로 확보를 하는 등 100만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작년 밀양청년농업인4-H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며 70명이었던 회원을 100명까지 늘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큰 역할을 한 그는 “재배 농가들이 많이 늘어 함께 상생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시장 개척을 하고 수출 판로를 뚫고 농민분들은 생산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해서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밀양에서 수출액으로는 딸기 다음으로 저희 ㈜우정의 초피가 자리했습니다만, 전체적인 수출액이 아직 미미한지라 아직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앞으로 6차 산업에 걸맞은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농산물 판로를 책임지고 지역민들의 고용 창출을 이루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히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겠지요.”


음식에 추가하는 향신료를 넘어, 초피는 약재로서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원료, 화장품 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우 대표는 “실제로 관련해서 문의를 주고 계신 업체들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초피를 접하지 못하고 자란 세대들은 몇백 년 이상 이어져 온 우리 토종 식재료를 중국이나 일본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향신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초피의 진정한 맛을 활용하고 알릴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서 해나가겠습니다. 현재 가시 없는 초피묘목을 생산하기 위해 깍기접 등 다양한 방법들을 농업기술센터 및 업체들과 연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피’를 제대로 알리고 혼용되고 있는 용어부터 바로 잡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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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과 김경란 과장, 어머니 김순남 이사, 우정호 대표, 6차산업과 이상수 계장(좌측부터)

 

초피는 운향과 식물 중 하나인 초피나무의 열매다. 3m 정도 키에 가시가 달린 초피나무는 5~6월경 꽃을 피우고 여름에 열매를 맺는다. 후추알보다 약간 더 큰 열매를 따서 말려 겉껍질을 향신료로 이용하는데, 고추처럼 그냥 매운맛이 아니라 마치 혀가 마비된 듯, 톡 쏘면서 얼얼한 것이 특징이다. 한방에서 해독, 구충, 진통, 건위약으로도 많이 쓰이는 초피는 성질이 뜨거워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양기를 돕고 소화를 잘되게 하는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1153]






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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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와도, 제피와도 다른 초피, 고소득 취농 작물 초피로 올해만 수출 50만 불 달성 - 우정호 농업회사법인 ㈜우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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